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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이란 핵협상은 아주 나쁜 협상, 안하는게 나아”

네타냐후 총리, “이란 핵협상은 아주 나쁜 협상, 안하는게 나아”

기사승인 2015. 03. 0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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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anyahu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출처=/AP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3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상에 대해 “아주 나쁜 협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이같은 협상이 계속되면 이란도 결국 북한처럼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미 의회에서 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 협상에서 서방의 가장 큰 양보는 이란의 다양한 핵 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라면서 “수천 대의 원심분리기는 그대로 작동되고 또 다른 수천 대의 원심분리 역시 파괴되지 않고 잠시 가동이 중단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양보는 10년 후 모든 제재를 자동으로 해제하는 것”이라면서 “이와 같은 핵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 이란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갖도록 보장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과거 북한이 핵무기 개발하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멈추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당시 (핵 시설에 대한) 감시 카메라를 끄고 사찰단을 쫓아냈고 결국 그로부터 수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처럼 이란도 2005년, 2006년, 2010년 3차례에 걸쳐 (핵 관련 시설의) 자물쇠를 부수고 감시 카메라를 폐쇄했다”면서 “이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란은 사찰단에 저항할 뿐 아니라 사찰단과 ’숨고 속이는‘(hide and cheat)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은 나쁜 협상이다. 아주 나쁜 협상이다. 나쁜 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면서 “핵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이란의 급진 정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며 핵확산 방지를 목표로 하는 이번 협상은 오히려 핵무기 경쟁만 촉진할 것”이라고 단정짓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과 상의 없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초청을 수락하고 민주당의 거듭된 연기 요청에도 의회연설을 강행한데다 미국 주도의 이란 핵협상을 미국, 그것도 수도 워싱턴DC의 의회 단상에서 정면으로 비판함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와의 갈등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아는 한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는 새로울 게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막는가 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실행 가능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또 “제재만으로는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지난 수십 년간의 증거로 확인됐음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아예 이란과 협상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설에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을 보여주듯 조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50여 명이 불참했다. 의회전문지 힐(The Hill)은 불참자가 53명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연설이 사실상 ’반쪽 연설‘에 그치면서 미 정치권이 둘로 갈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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