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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힘 빠진 건설업계, 대통령 중동행보로 힘 실릴까

[취재뒷담화] 힘 빠진 건설업계, 대통령 중동행보로 힘 실릴까

기사승인 2015. 03. 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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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GS건설_해외현장직원근무사진 (2)
해외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제공=GS건설
“집중근무시간이 전보다 많아지다 보니 담배 피우러 나가는 것, 일찍 점심 먹으러 나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 됐어요. 인사고과 때문에 매년 치러야하는 영어 말하기 시험 비용도 그동안 회사에서 부담했는데 최근 개인 부담으로 바뀌었고요.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서도 회사의 어려움이 느껴집니다.”

최근 만난 한 대형 건설사 직원은 구조조정 이슈와 같은 업계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업계를 중심으로 떠돌던 구조조정 이야기가 아직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작은 부분에서 이 같은 기운을 감지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집중근무시간은 보통 오전 8~9시부터 11시 전후와 점심시간 직후인 오후 1시부터 3시 전후로 정해지는데, 회사는 이 시간에는 회의도 가급적 자제하면서 개인들이 최대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독려한다. 그런데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이 집중근무시간을 한두 시간만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으로 설정해 직원들을 단속하고 있다.

업무시간을 타이트하게 쓰라는 지시와는 반대로 인력은 남아돈다는 설명이다. 건설사들은 2000년대 중후반 해외건설 호황기 때 한창 인력을 뽑았다. 그런데 최근 2~3년간 해외 저가수주 어닝쇼크, 저유가로 인한 수주 지연 등을 겪으면서 수주가 급감했다. 손해만 보지만 않으면 일감을 따와 직원들을 운용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프로젝트를 엄선하는 분위기에 따라 노는 직원들도 늘어나게 됐다.

건설사 직원들이 한간에 떠도는 구조조정 소문을 단순히 ‘카더라 통신’으로 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무 분위기가 경직되고 당연하게 누려왔던 작은 복지가 하나 둘 사라지다보면 결국 종착역은 구조조정이라는 우려가 짙게 깔려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등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중동 4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건설업계는 박 대통령의 중동 방문으로 최근 주춤했던 중동 건설수주에 다시 힘이 실리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 방문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만큼 중동 수주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켜 건설업계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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