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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우려 없다던 최 부총리, 입장 왜 바꿨나?

디플레 우려 없다던 최 부총리, 입장 왜 바꿨나?

기사승인 2015. 03.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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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요포럼에 참석,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조찬강연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내비쳤다.

최 장관은 “서민 입장에서 물가가 떨어지면 참 좋지만 지난 2월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라면서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돼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 부총리는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디플레 우려에도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디플레 우려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저물가 기조에 대해서도 “수요 위축이 아닌 유가하락 등 공급 측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디플레에 빠질 염려는 낮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5일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도 “지금은 (물가하락이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라는 말로 디플레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이처럼 디플레 발생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해왔던 최 부총리가 이날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은 이례적인 입장변화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발표된 각종 지표상에 나타나는 저물가 기조 양상이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5%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0.5%라는 수치도 1999년 7월 이래 최저치다.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오른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상승률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물가뿐 아니라 다른 경제지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7% 줄었고, 소비를 나타내는 지표인 소매판매도 3.1% 감소했다. 기업설비투자 감소폭은 무려 7.1%나 됐다.

따라서 “디플레 우려 때문에 걱정”이라는 이날 최 부총리 발언은 이처럼 생산과 소비, 기업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물가상승률마저 갈수록 둔화되는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한 데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우려를 해소할 정부의 정책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지표 흐름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현 상황이 당장 디플레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오늘 최 부총리 발언은 저물가 기조 지속과 각종 경제지표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 같다”면서도 “현재 경제 상황이 디플레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는 (최 부총리의)입장은 부임 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1~2월 경제지표가 부진한 건 상대적으로 흐름이 좋았던 지난해 12월 이후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고 설 명절이 끼였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최근의 경기흐름만 보고 디플레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플레 우려의 직접적 요인인 저물가 기조에 대해서도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공급요인에 의해 나타난 측면이 크다”며 “특히 국제유가가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동기 대비로 표시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오는 7~8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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