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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나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대를 거절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이 ‘무답장’이라고 합니다.
소개팅을 하든, 고백을 받든,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기 싫은 젊은이들은 그냥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그 답을 대신하는 것이지요.
또 이를 ‘눈치껏’ ‘거절당했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더 매달리는 꼴이 되면 상대에게도 피해가 되고 자신도 불쌍해진다는 거지요.
거절을 위해 구구절절하게 해명을 하는 것도 세련되지 못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상대가 더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숨겨진 배려가 그 이유입니다.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은 옛말이 되고 만 듯합니다. 못이기는 척 넘어가던 ‘내숭’도 옛이야기가 된 것 같네요.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우리가 맞춰 살아야겠지만,
도끼를 들고 있는 우락부락한 사내와 살랑살랑 내숭을 부리는 처자의 러브스토리가 듣고 싶어지는 건 왜 일까요.
조건, 학벌, 집안, 재산, 성격 등 다보고 결혼할 사람을 고른다는 요즘 아이들을 볼 때면
그들의 만남 사이에 얼마나 많은 ‘무답장’이 오고 갔을 지 그려집니다.
만남과 이별에서조차 ‘단절’이라는 빠른 길을 택하는 내 자녀들에게서
저도 언젠간 ‘무답장’을 받게 되진 않을런지 넌지시 걱정도 되는 저녁입니다.
글 김유진 기자 · 사진 작가 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