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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지인으로 손쉽게 입장…4분만에 미 대사 테러

행사장 지인으로 손쉽게 입장…4분만에 미 대사 테러

기사승인 2015. 03. 0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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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흉기로 피습한 김기종(55)씨. 그는 사건 현장 리퍼트 대사와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 있다 전광석화처럼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이 발생한 5일 오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리퍼트 대사가 앉은 중앙 헤드테이블의 오른쪽 뒤쪽에 자리했다.

오전 7시 35분께 리퍼트 대사가 도착하고 강연에 앞서 조찬이 시작되자, 그는 일어나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한 참석자 옆에 A4 용지 크기의 유인물 10장을 내려놓고는 “받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헤드테이블의 리퍼트 대사를 밀쳐 눕히고 흉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범행은 불과 1∼2초 만에 이뤄졌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참석자들과 김씨를 제지하려는 관계자 등이 뒤섞이면서 현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손 등을 다친 리퍼트 대사는 “도와달라”고 외쳤고, 손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감싼 채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서 행사장 밖으로 이동했다. 현장에서 미 대사관 경호팀,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 등 참석자에게 제압 당한 김씨는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김씨는 일부 참석자들이 얼굴을 알아볼 정도로 민화협 관련 행사 등에 자주 나타난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화협은 김씨가 초청인사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민화협이 피의자에게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 단체 명의로 초정장을 발송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민화협 참여단체 181곳 중 하나다.

김씨는 초청장에 회신을 하지 않아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김씨와 안면이 있는 행사관계자 안모씨가 현장에서 수기한 이름표를 달고 행사장으로 입장, 미리 준비한 과도로 리퍼트 대사를 피습했다. 리퍼트 대사가 입장한 지 불과 4분만 발생한 일이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및 배후 등을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재 남북 화해 분위기를 가로막는 군사훈련에 대해 미 대사에게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헤드테이블 참석자를 조사해야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김씨의 주거지·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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