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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칼럼]비염의 적,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법

[한의학 칼럼]비염의 적,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법

기사승인 2015. 03. 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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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급증하는 알레르기 비염…코 아니라 폐 건강이 치료 핵심
편강한의원_서효석 원장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
따스한 날씨에 괜히 마음이 들뜬다. 전국에서 열리는 꽃 축제 일정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어디로든 떠나야 할 것 같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모두가 신나는 이때 봄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꽃 축제 대신 산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등산을 하면서 이상하게도 자꾸 재채기와 콧물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채기·콧물 계속되면 비염 의심해야
꽃가루 알레르기란 꽃가루가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질환을 말한다. 하지만 꽃보다 나무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꽃 축제 대부분을 이루는 벚나무·개나리·진달래·장미·목련 등은 곤충이 수정해 꽃가루를 전파하는 충매화(蟲媒花)로, 공기 중엔 잘 날리지 않는다. 충매화는 심각한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오리나무·느릅나무·소나무·자작나무·단풍나무·버드나무· 참나무·일본 삼나무 등 풍매화(風媒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풍매화는 바람에 꽃가루를 날리기 때문. 이러한 꽃가루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3~5월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와 진드기 및 동물의 털 등이 원인이 돼 발작적인 재채기가 나오고 맑은 콧물이 흐르는 것이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예전에는 꽃가루가 주원인이었지만 최근 3월 대형 황사와 같이 대기 중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그만큼 많아졌다. 특히 40~50대와 소아들은 이러한 환경에 대항할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유해 물질을 물리칠 수 있는 면역 체계가 활성화돼 있다면 어떠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도 끄떡없겠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생활 속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항원을 모두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몸의 면역력을 높여 알레르기 항원을 물리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비염의 원인을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해 폐에 쌓인 열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우리 몸의 모든 호흡기를 주관하는 곳인 폐에 문제가 생기면 호흡의 부속기관인 코의 건강 상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폐개규어비(肺開竅於鼻)’ ‘폐주비(肺主鼻)’라고 했는데, 이는 ‘폐는 코를 통해 입구를 열어놓고 있다’는 뜻이다. 폐가 코를 주관하므로 폐의 기능이 원활하면 코의 기능도 순조롭고, 코가 상하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는 폐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본래 기능을 되찾아 주도록 했다.

호흡계의 중심인 폐 기능을 강화해 면역 식별력을 높이면 어떠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만나도 건강한 몸과 편안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알레르기 비염의 뿌리를 뽑는 한방치료의 핵심이다.

◇심폐 기능 키우는 바른 심호흡 법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고 폐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생활 속 올바른 호흡법이 중요하다. 우리는 숨을 깊게 쉬면 마음까지도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숨 쉬기만 잘해도 피로가 풀리고 재충전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깊은 호흡은 몸속의 에너지 순환과 몸에 쌓인 열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크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평소 입 호흡을 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사실상 이러한 입 호흡의 반복이 비염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건강한 호흡을 하는 사람들은 코의 비강 속 점액과 섬모가 콧속으로 같이 들어오는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줘 폐로 들어가는 유해물질을 막아준다. 하지만 입 호흡을 하게 되면 유해물질이 바로 편도선과 폐로 들어갈 뿐만 아니라 코를 포함한 호흡 기관이 공기와 습도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폐가 항상 차고 메마른 환경에 노출돼 사실상 병원균에 대해서도 무방비가 되는 것이다.

이미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진 환자라면 알레르기가 심하지 않을 때 코 호흡을 이용한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심폐 기능을 키우는 심호흡을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선 폐가 확장되는 느낌이 들도록 코로 가슴 가득 공기를 들이마신 다음, 잠시 정지한 상태에서 배를 등 쪽으로 잡아당겼다가 입으로 길게 숨을 내쉰다. 길고 깊게 쉬는 호흡을 몸에 익혀 자유자재로 사용하면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생활 속 식이요법을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다. 비염은 체질적으로 냉한 사람이나 손발이 차고 추위에 약한 사람이 잘 걸리기 때문에 몸에 따뜻한 기운을 더해야 한다.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음식과 따뜻한 차를 통해 몸속까지 차가워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으로는 녹황색 채소를 이용한 된장국이나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 감자전 등의 음식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뜻한 차로 비염이나 축농증 등 갖가지 코 질환에 두루 쓰이는 유근피차, 폐와 간의 기능을 도와주는 창이자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황사나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으로 중요한 일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전국 꽃가루 알레르기 예보’와 ‘황사 예보’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건강한 몸으로 다가온 봄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자기 의지와 다르게 건강을 해치는 주변 환경에 노출되거나 자기도 모르게 형성된 생활습관 때문에 알레르기성 질환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일상 속 올바른 예방법을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극복하고 홀가분하게 봄내음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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