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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암여고 탐정단’ 진지희, “예쁜 배우보다는 깊이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인터뷰] ‘선암여고 탐정단’ 진지희, “예쁜 배우보다는 깊이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5. 03.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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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희/사진=황유성 기자 wiwidays@asiatoday.co.kr
"배우로서 더 빨리 성장하고 싶어요."

봄 느낌이 물씬 나는 파스텔 톤 의상을 입고 나타난 진지희에게는 만 열여섯 나이다운 풋풋함과 우아한 여배우의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었다. 점점 더 예쁘게 자라는 것 같다고 칭찬하자 앳된 얼굴 가득 수줍은 미소를 띠었지만, 연기에 대해 얘기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똑 부러지게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아는 배우였다.

진지희는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올해로 13년차 연기 경력을 지닌 베테랑이다. 어린 나이에 배우의 길로 뛰어들어 드라마·시트콤·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극본 신광호, 연출 여운혁·유정환)에서는 까칠한 여고생 안채율 역을 맡아 처음으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몫을 해냈다.

"14회라는 긴 호흡의 작품이었고, 제가 흔들리면 드라마 전체가 흔들려 버리기 때문에 무척 부담이 컸어요. 그래서 다른 작품을 할 때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서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에만 집중하려 노력했죠. 연기라는 게 정말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그래서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한 애착이 더 큰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기점으로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많이 늘어나서 더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선암여고 탐정단'에 함께한 배우들이 대부분 연기 경력이 거의 없거나 전무한 신인들이라는 점 또한 진지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여운혁 PD가 "연기력을 보고 뽑은 건 진지희밖에 없다. 진지희만 믿고 있다"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낸 터라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러한 믿음은 진지희가 끝까지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저에 대한 감독님의 기대가 너무 커서 걱정도 많았어요. '날 믿고 있어! 뭔가 보여드려야 해!'라는 생각도 있었고, 책임감도 막중했죠. 현장에서 감독님과 전체적인 극 전개나 채율이의 성장 과정, 연기 변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어요.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같은 자잘한 부분까지 전부 다요.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같이 어울려 놀다보면 흐름에 흔들려 연기에 집중할 수 없을까봐 일부러 놀고 싶은 걸 참기도 했어요. 돌이켜보면 감독님이 저를 믿고 존중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작품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 고등학교 1학년인 진지희와 '선암여고 탐정단' 속 안채율의 싱크로율(어떠한 대상과 자신의 일치된 정도)이 어느 정도인지 묻자, 진지희는 "극 초반부의 까칠한 모습보다는 후반부의 밝고 명랑해진 채율의 모습과 더 비슷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의외로 마음이 여리고 상처도 잘 받는 편인데, 그래도 워낙 친화력이 좋아서 학교 친구들에게도 늘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제가 연예인이다 보니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고, 시기나 질투를 하는 친구들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런 걸 없애고 싶어서 일부러 더 마음을 열고 '쿨'하게 대하다 보니 친한 친구들도 많이 생겼어요. 문제는 중학교 때는 안 그랬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하루만 빠져도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다는 점이에요. 저희 학교가 굉장히 공부 경쟁이 심한 편이라, 저도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학교 친구들뿐만 아니라 또래 아역 배우들과의 우정 또한 끈끈하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서신애·김새론·이영유 등과는 특히나 더 절친한 사이. 아역 배우들의 외모나 인기, 연기력 등을 비교하는 시선들이 불편할 법도 하지만 진지희는 "딱히 그런 건 없다"며 그의 말마따나 '쿨'한 면모를 보였다.

"연예계 친구들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좋아요. 서로 질투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방송에 나온다고 하면 '본방사수'를 해주고, 서로 열렬히 응원해주죠. 사실 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예쁜 얼굴이 아니라서, 그만큼 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저만의 장점이요? 역할이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인 것 같아요. 말괄량이가 될 수도 있고, 반항아가 될 수도 있고, 모범생이 될 수도 있고. 딱히 정해진 이미지가 없어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저만의 강점 아닐까요?"

2년 후면 아역배우란 수식어를 떼고 성인 연기를 시작하게 될 진지희는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남자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아직 남자에 관심이 없어서 이상형도 없다. 누구든 좋을 것 같다"며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연기력만큼은 성인 배우 못지않게 탁월하지만, 제일의 관심사는 먹을 것이라며 인터뷰 도중 "등갈비 찜이 먹고 싶다"고 말하는 진지희에게서 천생 소녀다운 순수함이 느껴졌다.

"아직 성인이 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남았으니까 더 많은 역할들을 접하면서 제게 어울리는 걸 찾아가고 싶어요. 아직 인생 경험이 적은 탓에 잘 모르는 감정들도 많고, 표현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기도 해요. 그래도 항상 겸손하게 제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충고들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영리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얼굴이 예쁜 배우보다는 깊이 있는 연기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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