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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힐링포토] 엄마는 나를 몇 번이나 살렸을까

[퇴근길, 힐링포토] 엄마는 나를 몇 번이나 살렸을까

기사승인 2015. 03.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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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ster
옷장을 정리하다 엄마가 학창시절 사주셨던 옷들이 나왔습니다.

지금 아줌마가 된 내 몸에 맞지 않아 한쪽에 차곡차곡 쌓아 놓다보니 그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여자들은 옷을 잘 입어야 좋은데 시집간다며 오빠는 만원짜리 티셔츠를 사주시면서도 저는 꼭 백화점에 데려가 옷을 사주셨습니다.

한번 백화점에가서 이것저것 사 오면 한달 생활비 중 반이 쑥 빠져나갔습니다.

“엄마가 이래서 저금을 못한다” 한소리 하시면서도 엄마는 제가 이쁜 옷을 입은 걸 보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엄마가 돼 그때를 생각해보니 저 말도 안되는 생활비로 우리들 공부시키고 먹이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여학생이 가출을 했습니다. 마약도 하고 남학생들과 나쁜 짓도 했습니다.

어느날 엄마는 딸이 사창가로 유명한 동네 인근에서 창녀노릇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을 찾기 위해 엄마는 전단지를 만들고 딸의 얼굴과 이름을 써넣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답니다.

“우리 딸이 이 전단지를 보면 얼마나 창피할까? 혹시 나중에 시집을 못갈수도 있어. 창피를 당해도 내가 당하는게 낫지...”

엄마는 이런생각에 전단지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넣었습니다.

“이 사진의 엄마가 딸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서 말입니다.

사진에 엄마 얼굴을 본 딸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엄마의 배려와 희생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수 없었답니다.

참된 희생은 사람을 살립니다.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오늘 찬찬히 엄마가 날 몇번이나 살렸나 생각해보세요.

무척이나 엄마가 그리운 날입니다.

글 추정남 기자· 사진 JK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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