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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엔씨소프트와 넥슨의 ‘말대 말’···경영권 분쟁 불씨는 살아있다

[취재뒷담화]엔씨소프트와 넥슨의 ‘말대 말’···경영권 분쟁 불씨는 살아있다

기사승인 2015. 03. 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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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주주총회장/제공=엔씨소프트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입니다. 지난달 초 넥슨이 엔씨소프트 이사회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된 경영권 분쟁은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7일 열린 엔씨의 정기주총. 이 자리에서 넥슨 임원들이 의미있는 말들을 남기면서 오히려 불씨를 더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날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연구개발센터에서는 엔씨소프트의 18기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됐습니다. 이번 주총에서의 관심거리는 이 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싼 넥슨과의 표대결이었습니다.

다행히(!) 눈꼴 사나운 표대결은 이날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담아 ‘날 선’ 의견들을 주고받으면서 양 사 고민의 일단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 김택진 대표이사 “양심을 걸고 넷마블과의 주식교환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먼저 엔씨소프트입니다. 주주총회 의장직을 수행한 김택진 대표이사는 이번 사내이사 재선임에는 성공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만 했습니다 .

100억원 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최근 사장으로 승진한 윤송이 사장(김택진 대표의 부인)의 경영능력, 넷마블과의 주식가치 산정 문제, 엔씨소프트 야구단의 개인 취향 등을 이유로 들며 김 대표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김 대표는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며 “양심을 걸고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경택 넥슨 CFO “소액주주분들이 우리를 대신해 발언해 주셨다”

반면 이번 엔씨소프트의 주총에서 숨은 승자는 ‘넥슨’인것 같다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경영 참여때 적대적 인수합병(M&A) 여론에 밀려 쓴맛을 봐야 했던 넥슨은 이번에는 무척이나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최대의 효과를 얻어냈습니다. 이날 넥슨이 하고 싶었던 말들은 모두 소액주주들이 모두 쏟아냈습니다.

김 대표가 소액주주들로부터 25만원대에 주식을 처분한 것, 2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 넷마블과 자사주를 교환해 주주가치를 훼손한 점, 모바일 사업으로의 진출 시점을 놓친 것 등이 지적될 때도 넥슨은 ‘침묵’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말은 아낀 넥슨의 결정타는 ‘엔씨소프트-넷마블 협력에 대한 구체적 자료제출 요구’였습니다.

주총이 끝난후에도 넥슨의 이 같은 기조는 이어졌습니다. 한경택 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액주주분들이 저희가 내고 싶었던 발언들을 대신해 줬다”며 “우리가 발언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즉 지금처럼 엔씨소프트가 경영되면 주주들 반발이 커질 것이고, 자연스레 넥슨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김 대표가 재선임 됐지만 난제는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리니지 게임에 빗댈 후속작의 부재, 넷마블 게임과의 시너지 산출 등 가까운 미래에 가시적인 성과도 요구됩니다. 오늘 주총의 분위기만 봐서는 그 시간이 짧을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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