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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수익성 악화에 ‘검찰 압수수색’까지...최대 위기 맞나?

동국제강,.수익성 악화에 ‘검찰 압수수색’까지...최대 위기 맞나?

기사승인 2015. 03. 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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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동국제강 압수수색...실적 악화에 "업친데 덥친격"
횡령·탈세 의혹...장세주 회장 해외 도박설 까지 퍼져
업계, 포스코 이어 동국제강까지...철강업계 침체 우려
사진1(페럼타워)
검찰이 동국제강의 횡령·탈세 의혹 수사를 위해 동국제강 사옥인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하면서 포스코에서 시작된 검찰사정 바람이 철강업계 전체로 번지는 모습이다.

업계는 포스코에 이어 동국제강의 압수수색이 단순히 한 기업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침체된 철강업계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8일 검찰은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과 관련 동국제강 페럼타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회계장부와 세무 및 국내외 대금 거래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검찰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미국 법인을 통해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미국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사업 특성상 러시아에서 철 스크랩을 수입하고 있어 철 스크랩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차액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 회장이 이렇게 횡령한 자금으로 해외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됐고, 이와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얘기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이후 동국제강에 대한 역외 탈세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철강업계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사정당국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동국제강에 대한 수사는 조용하게 마무리 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었다. 2011년 국세청이 동국제강의 역외탈세와 관련 8개월 가량 특별세무조사를 벌였을 당시에도 이렇다 할 사법처리 없이 일이 마무리 됐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브라질 제철소 CSP 고로 연와 정초식 2 (1)
지난 1월 브라질 제철소 CSP에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오른쪽)이 무릴로 페헤이라) 발레 CEO(가운데)와 김진일 포스코 사장과 함께 고로 연와 정초식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동국제강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검찰이 동국제강의 의혹과 관련된 확실한 증거를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탈세·횡령에 대한) 이번 의혹은 이미 오래된 이슈였기 때문에 문제 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압수수색이 들어간 것을 보면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최근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앞세워 정치적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묵은 이슈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이 당위성이 없어보인다”며 “국세청이 과거에 조사를 진행했을 때 문제가 있었다면 그 당시 사법처리가 됐어야 했다. 문제가 있었는데 법적 조치 없이 넘어간 거라면 사정당국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 결과를 떠나 동국제강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타격이 클 전망이다. 중국 철강산업의 급성장과 맞물려 나타난 철강업황과 조선·건설 업계 등 전방산업 침체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온데다 재무구조 약화에 따라 지난해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진행하는 등 대내외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장 회장이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돼 있다는 점은 향후 그룹이 진행하는 사업에 ‘총수리스크’라는 큰 걸림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동국제강은 매출 6조685억원. 영업손실 203억원을 기록해 2013년 매출 6조6909억원, 영업이익 811억원 대비 급격한 실적 악화를 보였다. 현금성 자산은 5974억원에서 3406억원으로 43%나 줄은 반면 재고자산은 1조902억원에서 1조2029억원으로 10%넘게 증가했다.

동국제강브라질 CSP
동국제강 브라질CSP건설 현장
단기차입금도 3조87억원에서 3조7186억원으로 7000억원 이상 늘었고, 그룹계열사에 대한 원화 지급보증 규모도 역시 2013년 113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2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재무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장 회장은 동국제강과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지난 1월 합병했고, 이를 통해 수익포트폴리오 확대와 철강사업 집중화를 통한 사업 효율성 강화를 이끈 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수익성 개선을 위해 브라질에 건설중인 CSP제철소에 대해 그룹의 역량을 총 동원하는 등 위기를 돌파기 위해 집중해 왔다.

올해 시험가동을 시작으로 내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브라질CSP를 통해 동국제강은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후판용 슬래브를 자체 조달, 원가절감과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해 왔다. 현재 동국제강에게 브라질CSP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 할 최후의 보루로 평가받을 정도로 그룹 사활을 건 핵심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CSP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동국제강이 검찰 압수수색으로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동국제강의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고 있는 빅3 중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검찰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지금도 침체에 빠진 시장이 더욱 악화 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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