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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엎친데 덮친 ‘내우외환’...돌파구가 안보인다

동국제강, 엎친데 덮친 ‘내우외환’...돌파구가 안보인다

기사승인 2015. 03.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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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동국제강 본사 압수수색...수익성 악화 지속되는 가운데 '총수리스크' 부각
브라질CSP제철소로 분위기 반전 노릴 내년 상반기까지 체력부담 가중될 듯
동국제강 수익성
동국제강이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면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2009년 이후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추진했고, 올해 사업 목표 중 하나를 ‘수익창출’로 설정하는 등 그룹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업황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건설중인 CSP제철소가 본격가동되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이렇다 할 묘책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검찰이 동국제강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올 한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려던 장세주 회장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전일 서울 을지로에 동국제강 본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오전 9시부터 시작돼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수사중으로 전일 동국제강의 회계장부와 세무 및 국내외 대금 거래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검찰은 장 회장이 미국 법인을 통해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미국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사업 특성상 러시아에서 철 스크랩을 수입하고 있어 이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차액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 회장이 이렇게 횡령한 자금으로 해외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번 검찰 압수수색으로 동국제강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수사와 관련된 사안은 이미 2011년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가 실시됐던 것인데다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시점에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 회장에 대한 수사가 함께 진행돼 동국제강에게 ‘경기침체’ ‘수익성악화’ ‘경쟁력저하’라는 악순환 고리에 ‘총수리스크’까지 더해지는 형국이다.

동국제강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철강경기 침체로 매출·영업이익·순이익 감소라는 삼중고를 수년째 겪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1년 8조841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조685억원으로 31.4%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기간 2791억원·65억원에서 적자전환돼 204억원·29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부채는 증가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비율은 2011년 143.7%에서 지난해 178.7%로 높아졌고, 순부채비율 역시 125.1%에서 167.6%로 42.5%포인트 상승했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이자부담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 또한 1.43배에서 마이너스(-) 0.11배로 떨어졌다. 벌어들이는 돈을 이자비용에 모두 사용해도 모자란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유동비율은 107%수준에서 73%로 하락해 일반적인 기준인 200%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 내 보유하고 있는 자금상황을 보여주는 자본유보율 역시 422%에서 197%로 급락했다.

재무상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동국제강으로서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동국제강의 주력사업인 후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인 슬래브 수급과 원가절감을 위해 브라질 CSP 제철소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브라질 CSP 제철소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때까지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니온스틸이 영위하던 냉연사업을 동국제강으로 편입시켜 수익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함께 중복되고 있는 관리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어려운 경영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사업들이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있는 동국제강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를 비롯해 계열사 사업을 위해 서준 채무보증 규모만 1조6094억원이다. 이 중 브라질 CSP에 대한 채무보증이 1조4000억원이 넘는다.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동국제강이 이번 검찰 수사로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총수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 진행중인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재무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조단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브라질 CSP제철소가 본격 가동되는 내년까지 현재의 사업포트폴리오로 수익성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내년까지 경영악화를 최소화 하기도 벅찬 상황인 동국제강이 검찰의 수사까지 겹치면서 ‘총수리스크’로 인한 조직 분위기 침체 등에 따른 타격은 생각 이상으로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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