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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중간목표, 연해주를 넘어 시베리아로 세계로”

“통일은 중간목표, 연해주를 넘어 시베리아로 세계로”

기사승인 2015. 03. 3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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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창간 10주년 특별기획 : 연해주 농업경제특구와 남북러 삼각협력 선상 토론회]
"연해주에 남북한 통일 모형 협력 공동체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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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항에서 출발 24시간을 항해한 12000톤급 여객선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진입하고 있다. 전면에 보이는 이 현수교는 러시아가 2012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 에이펙(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위해 루스키섬에 건설한 연륙교, 연해주 시찰단은 이 항로 선상의 여객선 위에서 선상 좌담회를 진행했다/사진=최영재 기자
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항 여객선 선상/아시아 투데이 최영재 기자 =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아시아투데이는 창간 10주년을 맞는다. 진정한 광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분단 70년을 극복하고 통일을 맞이해야 한다. 이에 (재)국제농업개발원과 본지는 3월 22일부터 26일까지 남북통일의 전진기지가 되고 북한의 식량제공 기지가 될 수 있는 연해주의 광활한 농업경제특구 예정지를 현장 취재했다.

특히 3월 22일과 25일에는 한국의 동해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이 바닷길 여객선 선상에서 ‘러시아 연해주 농업경제특구 개발사업의 필요성과 남·북·러 삼각협력’을 주제로 선상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 부장과 이병화 국제농업개발원 연구소장, 피터 벡 전 미 국무부 아시아재단 대표와 연해주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다음은 동해 바다의 거친 파도와 싸우며 선상에서 개최한 토론회 내용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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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 부장이 연해주 농업경제특구 선상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최영재 기자
◇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 부장

“러시아 연해주는 광활한 땅이 있고 지하자원 매장량도 엄청나지만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이곳을 개발하려고 해도 인력과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형편이다.

문제는 이 지역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이 국경을 통해 3억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넘어오려고 하는 것이다. 겨울이 되고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인 강이 얼어붙으면 이 3억 중국 인구가 연해주로 월경해 들어온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매우 골치 아픈 일이다.

러시아는 과거와 전쟁을 한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 같은 국가에게는 땅을 임대하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국이 이 지역에 진출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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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오가는 12000톤급 여객선 관제실, 앞으로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이 항로를 통한 물류가 북극을 통해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다/사진=최영재 기자
지구 온난화로 매년 북극항로의 빙하들이 7km 씩이나 녹고 있다. 바야흐로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면 쇄빙선이나 내빙선만 타면 연중 5개월, 6개월 정도 씩이나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물류를 수송할 수 있다.

지금 부산항 권역에서 수에즈운하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가려면 23000km 바닷길을 항해해야 하나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7000km면 유럽으로 갈 수 있다.

통일이 되고 북극항로가 열리면 연해주에서 우리나라가 생산한 농산물을 유럽으로 보내고 북한 나진·선봉과 부산·포항으로 수송할 수 있다. 또 인도 동쪽의 물류량도 부산항과 대한해협을 거쳐 북극 항로로 보낼 수 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중간 목표일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통일을 이루고 연해주를 거쳐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연해주는 통일로, 세계로 가는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그런 사명의식과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현재 러시아는 연해주 지역에 경제특별지대를 조성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법 입법을 마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한국 업체들이 연해주에 들어가서 사업을 하기에는 관련법과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해 연말을 목표로 경제개발 특구에 맞는 법을 만들어서 은행거래까지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와 기업체와 농민들은 이런 추세에 발맞춰 빨리 이 지역에 진출해야 한다. 여기에 참석한 여러분들은 이런 추세에 발 맞추어 보따리 장사라도 해라.”

◇ 이병화 (재)국제농업개발원 연구소장

“연해주는 한민족이 잃어버린 고구려와 발해의 옛 영토였다. 이곳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인 고려인, 조선족, 남·북한 주민, 라이따이한(월남전 사생아)들이 한 데 모여 농사를 짓고 경제활동을 시작한다면 우리 민족이 새로운 경제영토를 확보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곳은 남과 북이 통일을 위해 제 3국에서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한국, 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섞여 국부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러시아,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국, 공산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북한 등 제각각인 체제 속에서 살던 한민족이 연해주에 모여 러시아의 모법(母法)을 중심으로 지구촌 최초로 남·북한이 협력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이곳의 성공은 지구촌 모두에게 주목을 받을 것이고 곧 남북통일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곳 연해주에는 곤드레 나물, 약초, 도라지 등 여러 가지 고부부가치 채소들을 키울 수 있는 광대한 토지가 있다. 또 목축을 할 수 있는 초지도 아주 많이 있다. 땅이 필요한 사람, 관광을 하겠다는 사람 등 지원자들은 모두 우리 연구소에서 나서 러시아 정부와 연결하고 주선할 수 있다.

북한의 노동력도 이곳에 얼마든지 끌어들일 수 있다. 지금 러시아 정부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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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화 (재)국제농업개발원 연구소장이 선상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최영재 기자
◇손정일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과거 20세기 초반 연해주에 자리잡은 고려인 동포들은 이 지역에 대한제국의 고종황제를 모시고 와 대한제국의 새로운 도읍지로 삼고 일제에 대항하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그 만큼 이곳 연해주는 무장독립군의 기지였고 상해 임시정부의 모태와 같은 곳이었다.

안중근 의사도 이곳에서 단지동맹을 하고 거사를 결행했다. 이곳에 자리잡은 우리의 선조들은 논농사를 지으며 어려운 유민생활을 하면서도 학교를 무려 11곳이나 세웠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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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벡 전 미 국무부 아시아재단 대표가 선상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최영재 기자
◇ 피터 벡 전 미 국무부 아시아재단 대표

“연해주에서 농업경제특구를 만들어 농사를 지으면 대한민국은 식량을 자급하고 북한은 식량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이곳을 기반으로 한 남·북한 협력을 반대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 지역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겠지만 한국으로서는 어쨌든 한·미동맹을 굳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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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항=블라디보스토크항 노선 여객선 갑판 위에서 연해주 농업경제특구 시찰단 일행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최영재 기자
◇임하규 노스이스트 대표(고랭지 농업 전문가)

“현재 농사 지을 사람이 없어 연해주의 농토는 무주공산이다. 광활한 토지에 기계화 농업을 도입하면 경제성도 있다. 또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한국의 대관령 등지에서 재배하는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기에 적당하다. 또 일모작으로 벼농사도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루비노항에서 부산항과 일본의 후쿠오카(福岡)항까지 뱃길로 40시간 미만이면 농산물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비용도 시간도 적당하다”

3bo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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