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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암여고 탐정단’ 한예준, “역대급 4차원 면모 드러낼 연기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선암여고 탐정단’ 한예준, “역대급 4차원 면모 드러낼 연기 해보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5. 04.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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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준/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큰 키와 다부진 몸매, 서구적인 이목구비. 도시적인 외모만 봤을 때는 상상하기 힘든 '4차원 성격'까지 지닌 한예준은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지만 한 번 보면 좀처럼 잊히지 않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매력을 지닌 신인 배우다.


각종 광고와 화보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먼저 시작한 한예준은 약 3년간의 연기 연습을 거쳐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첫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웬만한 일에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을 만큼 거칠고 냉정한 인물로, 군 면제를 받기 위해 피습 자작극을 벌이다가 탐정단원들과 얽히게 되는 스타 사진 작가 하라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코믹한 요소를 갖춘 학원물이었지만 결코 쉽고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성향과 말투, 수시로 등장하는 효과음 등은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학교폭력·10대의 임신과 낙태·동성애·병역 비리 등의 사회적 문제를 바탕으로 한 만큼 더없이 무겁고 진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한예준의 부담감 또한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너무 죄송스럽고 부끄러워요. 저희 가족들도 이번 작품을 보고는 '너무 못했다. 좀 더 열심히 해라'고 하시더라고요. 상처를 받긴 했지만 솔직히 제가 봐도 함께 출연한 다른 분들에게 죄송할 정도로 부족한 면이 많았어요. ‘내가 저 때 저렇게 했었나’ 싶은 마음에 ‘오글’거리기도 했고요. 첫 연기라 재밌기도 했지만,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어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연습해야겠다는 오기도 생겼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촬영장에 또래 배우들이 많아 한결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예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 경력은 월등히 긴 아역 배우 진지희는 여러 가지로 배울 점이 많은 선배였다. 극중 내내 날선 대립을 해야 했던 김민준에게도 고마운 점이 많았다.

“모델 일을 하면서 카메라 앞에 많이 서봤지만, 연기를 하면서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또 전혀 다르더라고요. 제가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버벅대고 있으면 진지희 선배님이 와서 많이 가르쳐줬어요. 쉬는 시간에는 다 같이 어울려서 웃고 떠들며 놀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프로페셔널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저게 진짜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민준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늘 긴장되고 부담스러웠어요. 선배님한테 반말을 하면서 기 싸움을 하려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선배님께서 워낙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주신 덕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탓일까. 한예준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내내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가 시간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묻자 그제야 입이 풀린 듯 활기차게 수다 주머니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요즘은 볼링이랑 골프를 자주 해요. 추워서 필드에는 못 나가고 스크린 골프를 주로 해요. 승부욕이 강해서 한 번 누군가한테 지면 혼자 엄청나게 연습을 하고, 다음번에 반드시 그 사람을 이겨줘야 직성이 풀려요. 뭔가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해요. 며칠 동안 침대에서만 뒹굴거릴 때도 있고, 음식도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먹고요. 한 달 동안 오징어볶음만 매일 먹은 적도 있어요. 요즘은 집에서 햄을 구워먹는 게 좋아요. 친구들이 저를 보면 '역대급 4차원'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선암여고 탐정단'에서는 그런 제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았던 게 조금 아쉬워요. 다음 작품에선 저의 활발한 면을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갓 첫 발을 내딘 병아리 배우지만 한예준의 포부는 원대하다. 그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은 배우 류승범. 류승범만의 캐릭터 이해력과 전달력, 그리고 특유의 여유로움을 닮은 배우가 되는 것이 한예준의 목표다.

"일단은 연기 연습을 더 많이 해서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제 역량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게 우선이겠죠. 아직 결정된 차기작이 없어서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닐 생각이에요. 그리고 언젠가는 '한예준'이라고 하면 대중들이 '아, 이건 봐야지'라고 할 정도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배종옥 선배께서 배우로서 신뢰를 얻고 싶어 30년간 연기를 하셨다고 했는데, 그 말씀을 듣고 굉장히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언제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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