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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적대국’ 이란·쿠바 극복…북한에도 손 내밀까

미국, ‘적대국’ 이란·쿠바 극복…북한에도 손 내밀까

기사승인 2015. 04. 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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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쿠바 국교정상화 등 오바마 임기말 '업적쌓기'…다음수 '최후 적대국' 북한
북미관계 악화 현재진행형, 2016년 대선국면 '외교실험 부담'…6자회담 틀 유지할 듯
미국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이어 이란 핵협상 타결도 목전에 두고 있다. 냉전 시기 적대국들과의 관계개선에 발 벗고 나선 미국이 ‘최후의 적대국’으로 남은 북한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지 주목된다.

2일 현재 이란 핵협상은 아직 타결을 보지 못했으나 큰 틀에서는 합의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관측이다. 이후 미국이 이란과 함께 국제 비확산 체제에 도전해 온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쿠바·이란·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대통령 취임 전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선언한 국가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정상들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며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외교’를 강조했고, 집권 2기부터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소련의 전초기지’였던 쿠바와는 지난해 12월 국교정상화 선언 후 대사관 재개설을 비롯해 50여개 기업·개인들에 대한 제재를 전격 해제하는 등 관계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53년만의 적대관계 종식이다.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과는 핵협상 타결을 외교관계 회복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지만 양국 지도부가 정치적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는 양상인 만큼 기술적 합의의 구체적 협상 단계 등을 별도의 문서에 담아야하는 6월말까지 작업을 완결하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이는 핵문제 차원을 넘어 36년 만의 국교정상화라는 또 다른 역사적 이정표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란 핵협상이 막판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군사적 해결 방안까지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이처럼 적대국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는 데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쌓기’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는 집권 2기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렇다 할 치적이 없는 상황에서 오랜 골칫거리였던 외교현안을 주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다음 수는 북한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미국 워싱턴타임스(WT)의 블로그 ‘인사이드 더 링’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로 ‘쿠바판’ 비밀 수교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를 즉시 부인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협상 실패는 오히려 치적에 오점을 남길 수 있고, 이란 핵협상과 달리 국내 정치적으로도 소득이 낮아 북핵의 경우 미국은 기존 6자회담을 통한 방식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것도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 내에서 “북한은 이란과 달리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상당하다는 점도 북·미 간 직접적 협상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조지 퍼코비치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북한은 앞으로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용도나 경제적인 보상을 받기 위한 용도로 핵무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북한 정권은 한반도 비핵화 의도가 전혀 없다”며 북한이 지난 20여년 동안 핵 협상으로 경제적 이익만 챙기는 ‘진정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날 북한의 소니 해킹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제재 강화를 선언하는 등 북·미관계 악화는 현재 진행형이고, 올해 하반기 미국은 사실상 대선 경선국면이 조성되는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로 새로운 외교적 실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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