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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원세훈에서 조현아까지…김상환 부장판사 ‘인간미’ 드러나

[취재뒷담화] 원세훈에서 조현아까지…김상환 부장판사 ‘인간미’ 드러나

기사승인 2015. 04. 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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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서울고등법원, 이병화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후 항소심 첫 재판에서 서울고법 형사6부 김상환 부장판사(49·사법연수원 20기)와 대면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 재판 때 엿보였던 김 부장판사의 ‘인간미’는 이번 재판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3개월간의 수감생활로 부쩍 야윈 조 전 부사장이 법정에 들어서자 김 부장판사는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이 재판은 여느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피고인 입장에서든 재판부·검사·변호인 입장에서든 나름의 ‘절박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차분하고 진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그에게 “진술을 일체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개개의 질문에 답변을 안 해도 되며, 본인에게 유리하거나 억울한 사정은 자유롭게 진술할 기회가 보장돼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항공기 관련 사건 법리 판단에 있어 재판부의 한계를 인정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였다.

그는 “항공기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저희가 사건을 연상할 수 있는 상상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17초 동안 22m 항공로를 이동한 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도울 수 있는 자료를 부탁한다”고 변호인과 검사 양측에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부디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져 올바른 재판으로 가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은 3시30분 시작이었으나 12시부터 이미 법정 앞에 3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과 시민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방청석 외의 공간도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찼으며 일부는 입장을 포기했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 전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방청을 원하셔서 부득이하게 방청 못하는 분도 생겼고 선채로 불편하게 방청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해 정중하게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재판 말미 “다음 재판은 이 법정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재판 내내 자리를 잡고 서있느라 고생한 방청객 일부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앞서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죄와 벌을 다루는 법관에게는 끝없는 숙고와 고민이 요구된다. 특히 외부로부터 독립된 재판부는 알 수 없는 고독을 느끼기도 한다”며 재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개인적 소회를 털어놓았다.

서울고법 판사 A씨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 “성품이 따뜻해 후배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분인데 최근 부담스러운 사건을 많이 맡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그 때문에 머리도 요즘 하얗게 샌 것 같아 옆에서 보기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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