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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현장서 외면받는 롯데의 ‘안전제일’

[기자의눈] 현장서 외면받는 롯데의 ‘안전제일’

기사승인 2015. 04. 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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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황의중
황 의 중 건설부동산부 기자
“안전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해온 신동빈 롯데 회장이 머슥하게 됐다. 9명의 사상자를 낸 용인 교량 붕괴사고의 주요 원인이 롯데건설의 부실공사에 있다는 경찰 조사결과가 2일 나왔기 때문이다.

그룹 회장이 아무리 안전을 강조한 들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된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용인 사고 당시 본지는 사고 원인으로 적합하지 않은 자재 사용·잘못된 구조계산·절차를 무시한 시공 3가지를 사고 원인으로 거론한 바 있다<3월 27일자 20면 보도>. 당시 롯데건설 측은 “정확한 설계는 물론 대형사 수준에 걸맞은 자재사용과 관리·감독을 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3가지 원인 중 절차를 무시한 시공의 가능성만을 열어둔 해명이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는 달랐다. 60∼90㎝짜리 ‘동바리’ 수평재를 사용하도록 된 설계도와 달리 사고 현장에서는 최대 2배에 달하는 120㎝짜리 수평재가 다수 사용됐다. 정해진 규격보다 2배 늘어난 수평재 때문에 동바리 시설 전체가 하중에 취약해졌다. 또한 절차를 무시한 옹벽과 상판의 동시 콘크리트 타설로 동바리에 과도한 하중이 쏠린 사실도 드러났다.

사고 원인을 지적할 때만 해도 부적합 자재 사용과 부실시공까지는 롯데 측이 ‘대형사’답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 숙련 기능공의 노령화로 인한 현장 전문가의 부재와 공사를 서두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했었다.

조사결과는 우려를 넘어 참담함을 안겨준다. 정밀한 설계와 뛰어난 안전 지침을 마련한다고 해도 롯데가 시공하는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젠 롯데가 아무리 시공발표회를 하고 100층 롯데월드타워 안전을 홍보한다고 해도 곧이 곧대로 믿기 어려워졌다.

신 회장이 정말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면 현장서 원칙이 왜 무시되는지, 왜곡보고는 없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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