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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사태, 혈연-학연 지배 한국 현실 반영”

“성완종 사태, 혈연-학연 지배 한국 현실 반영”

기사승인 2015. 04. 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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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기자회견1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songuijoo@
‘성완종 사태’가 온 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자수성가한 인물이 검찰 조사를 받다 죽음을 맞이한 일련의 사태가 연고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19일 “기획수사든 아니든 검찰은 수사를 시작하며 부담 없이 먼저 손 볼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이번 건은 자수성가한 사람의 슬픈 현실이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고주의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어 “학연·혈연은 그렇지 않지만, 돈을 주고받는 관계는 ‘필요성’에 의해 맺어지고 필요가 없어지면 끝난다”며 “경남기업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성 전 회장의 구명요청을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작가로 활동 중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검찰에서 (수사) 대상을 선정할 때 깊은 연고가 있는 사람은 다 빠져나갔을 것”이라며 “‘빽’이 없는 비주류 출신 기업인인 성 전 회장을 가장 후유증 없이 잘라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작가는 또 “이 사람은 학벌도 혼맥(婚脈)도 없고 자수성가 이후 돈으로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한국처럼 연고가 지배하는 사회, 검찰 조직 안에서 그를 지켜주고 막아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유 작가의 해석에 대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동감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13살 때 가사도우미 일을 하러 떠난 어머니를 찾기 위해 동생들을 데리고 상경해 폐지 줍기, 신문·우유 배달, 막노동 등을 하고 야간에는 교회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중퇴했으며 비인가 대학인 미국 웨스턴퍼시픽대학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했다.

성 전 회장은 실제로 학벌 문제로 힘들어했으며 이 때문에 로비를 시작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 지인인 A씨는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학연 아닌가? 학연없는 상태에서 하려니 무시당하고 공사 따려고 해도 무시당하고. 그러니 (돈을 주지 않고) 어떡하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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