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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당신의 자녀, 게임중독으로부터 안전합니까

[의학칼럼]당신의 자녀, 게임중독으로부터 안전합니까

기사승인 2015. 04. 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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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게임중독…현실과 가상 혼돈하고 소아우울증 등 심각한 부작용 초래
단계적으로 게임시간 줄이고 자녀와 함께하는 취미생활로 공감대 형성해야
박수룡 (5)
박수룡 라온부부가족상담센터 원장·정신과 전문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3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가정 해체 및 핵가족화 경향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맞벌이 가정 증가와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 외로움 등으로 인해 아이들의 정서는 고갈돼가고 있고, 인터넷 중독 및 각종 중독으로 마음과 정신이 병들어가고 있다.

게임중독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시각 차이는 크다. 아이들은 친구와 비교하면서 자신은 결코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많다’는 개념부터 다르며, 이것이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용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10대 아이들은 물론 심지어 유아들도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인터넷·게임·채팅·동영상 등 본인의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 이면에 많은 부정적인 면도 함께 커가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 중 가장 사회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중독일 것이다. 특히 어른들보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업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사회관계에도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게임중독, 약물중독과 유사한 뇌 반응 야기
한참 성장해야 할 청소년의 몸과 마음이 게임중독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나중에 대인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우울증과 기억력 감퇴 등 병적 현상을 겪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장기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보니 경추부 통증 및 목 디스크를 일으키기도 한다.

게임에 중독되면 아이들은 부모님과 대화를 거부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현실을 게임 가상현실과 혼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아 우울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 자살을 생각하거나 각종 음란물을 비롯한 유해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관련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독됐을 때의 증상은 세 가지다. 첫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둘째, 같은 시간을 해도 이전처럼 충분한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아 더 하고 싶어진다. 셋째, 하지 않으면 계속 생각이 나고 힘들어지는 금단 현상을 겪는다.

게임중독은 약물중독과 유사한 반응이 뇌에서 일어난다. 중독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신경호르몬은 도파민이다.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경험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되며 ‘어! 이거 좋은데? 또 해볼까?’라고 생각한다.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면 도파민 상승을 계속 부채질해 뇌는 더 많은 양의 도파민을 원하게 된다. 도파민이 뇌 속 보상회로를 자극해 즐거웠던 사건을 기억하고 그 일을 반복하려는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일각에선 폭력적인 게임(서든어택)을 하는 아이가 게임을 중단했을 경우는 더 폭력적이 될 수 있고, 메이플스토리류의 게임을 중단했을 경우는 무기력증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다. 두 유형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 다른 신경전달 물질과 관련이 있어 중단 시 다른 반응이 올 수 있다.

◇막연한 치료보다 게임중독 근본 원인 찾아야
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스스로가 스마트폰 중독임을 자각해야 한다. 중독에 이른 사람들의 경우 일부 자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으며, 주로 어떤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이나 학업 같은 것에 소홀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 여가 시간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을 때,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서로 관심을 갖고, 상대방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관심이 간섭이 돼서는 곤란하다. 관심이 아닌 간섭으로 느껴질 경우에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TV나 영화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생의 경우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해서 게임에 빠지지만 중·고등학생은 우울감이나 자신감 부족 같은 것들이 원인일 수 있다. 학교나 가정에서 받지 못하는 ‘관심’과 ‘인정’을 게임으로 보상받는 것이다. 아이로 하여금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부모 등 주변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원인과 성향, 게임의 종류를 파악해 아이가 게임이라는 나쁜 중독을 긍정적 중독으로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자녀와의 의사소통 부재도 큰 원인이다. 게임중독이 의심될 때는 무조건적인 게임금지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게임시간을 줄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취미생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자녀와 대화를 가진다면 자녀가 게임중독을 벗어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막연히 치료하려하기보다는 게임에 중독된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게임중독이 질병인지 아니면 다른 질병의 질환인지를 살펴보지 않은 채 게임중독만 문제시 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성격·진로·성적·친구관계 등에 좌절해 있을 때 게임에 더욱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게임중독은 게임을 조절하는 것이 최종의 목표지만 그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들, 조절의지력과 공부에 대한 동기, 진로 결정 등이 우선돼야 최종적으로 게임을 조절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게 될 수 있다.

우리 부모와 사회의 책임은 신경 쓰지 않고 게임을 청소년 탈선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사춘기 청소년이 부모의 의견에 반항하는 것은 자녀의 자존감이 그만큼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다.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시기에 부모가 무조건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존감 발달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눈 맞추고 자녀 얘기 충분히 경청하는 게 중요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서 옥외 활동, 부모와 산책이나 여행 등 가족시간을 늘린다. 컴퓨터를 부수거나 싸울 정도라면 치료를 받아야 할 수준이므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자녀의 성격과 취미를 고려해 운동·음악·미술 등 집밖 활동이나 자원봉사 기회를 마련한다.

그밖에 부모들은 유아나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활동을 찾아줘야 한다. 가족과 여행 가기나 운동·등산하기, 연극·영화 관람하기 등 가정에 효율적일 수 있는 대안활동을 심어준다면 스마트폰 중독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주범으로 부모의 높은 기대와 낮은 도움을 예로 들었다. 부모들은 자녀의 작은 성공에도 기뻐할 줄 알고 구체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엄마나 아빠도 같은 모습이지는 않는가? 부모는 서로 대화하고 생활을 공유하는가? 어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어이에게는 어떻게 보일까?

IT 강국임과 동시에 맞벌이 외동아이에게 취약한 게임중독에 대해서는 게임중독 단계는 일시에 온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수년간 누적돼 온 습관이므로 순식간에 그만두기는 불가능하며 대안행동과 활동을 찾아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 또는 영화, 특별활동 등이 있지만 그 중 장기간의 여행은 게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나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자녀가 공부 잘하기만을 요구하기 이전에 눈을 맞추고 자녀의 얘기를 충분히 경청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학습코칭이다.

◇부모·자녀 간 따뜻한 공감과 소통 대화 바람직
따뜻한 공감과 적극적인 소통의 대화법을 지향한다. 부모와의 애착보다 또래집단과의 유대감과 소속감이 더 중요하다. 친구들과의 대면활동이 부족한 것을 게임이나 네트워크를 통해서 해소하려 하기 때문. 아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무시하지 않는다. 게임을 누구와 하는지, 게임 내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고 어느 아이템을 얻었으며 또 가지고 싶은지를 질문한다.

부모 마음대로 게임을 하던 컴퓨터를 꺼버리거나 하지 말 것. 약속 시간을 지키도록 친구들과 상의를 유도하고 지키지 않는 친구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그 가치를 높여준다. 스스로 공부하고 개인생활 및 여가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부모와 갈등 상황에서는 다른 부모의 중간자적 역할이 중요하다. 인격을 비난하지 말고 태도가 아닌 말의 내용에 집중하고 사실 중심적으로 이야기한다. 자녀가 말할 때 집중하고 눈을 마주치며 다른 일을 멈추면 자녀가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다. 또 소리가 아니라 마음에 집중, 공감하고 경청한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존중하고 격려한다. 권위적·강압적·일방적이지 말 것. 화나는 것이나 실망한 점에 대해서 비난하지 말고 설명하고 들어주며, 아이가 화를 내는 것에도 수용하고 질문하고 잘 듣는다.

부모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격려하고 도우며 학업성적이나 성취보다도 아이의 존재 자체를 칭찬해 자존감을 높여준다. 아이가 집에 들어오고 나갈 때는 크게 반응하자. 가족 내 의사결정에 아이를 참여시키고 의견을 반영,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 속에서 가족 내 역할에 참여토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Tip 자녀의 인터넷 게임 이용 제한하려면
- 게임이용 시간을 하루 1회 최대 1시간으로 제한하기
- 1시간 게임 이후에는 휴식하기
- 일주일 중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하루 정하기
- 컴퓨터를 거실처럼 개방된 곳에 설치하기
- 자녀의 컴퓨터·스마트폰 사용내역 확인하기(부모가 원격관리 가능)
(단, 숙제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은 예외로 인정)
- 윈도우 시스템에 ‘자녀 보호’ 기능을 탑재해 아이들의 컴퓨터 사용시간 관리하기
- 부모와 자녀 간에 협조하고 타협하는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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