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4조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조만간 막강한 위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자국이 국운을 걸고 추진하는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아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를 잇는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축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한데 최근 이 사업을 지원할 양대 국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CDB)과 수출입은행에 외환보유고에서 320억 달러와 3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결정을 내린 것. 앞으로 이 자금들은 순차적으로 일대일로 구축 사업에 투입될 예정으로 있다.
국가개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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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개발은행 본점을 시찰한 바 있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이미 이때 외환보유고의 대거 투입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경제 소식통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이 자금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위탁대출 형식으로 투입된다. 투입이 완료돼 일대일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국가는 파키스탄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는 20일부터 양일 간 취임 이후 처음 파키스탄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호언한 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잇는 경제회랑은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이 경제회랑 구축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한 것.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실제로도 460억 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구축에 대한 투자가 중국에 의해 이뤄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일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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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가적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을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이 주관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만평./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이 보유한 외환보유고의 위력은 조만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 과정에서도 발휘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자국이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기 위해 총 자본금 1000억 달러의 30-40%에 해당하는 300-4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책은행 및 AIIB에 외환보유고를 대거 투입하는 것은 중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대일로의 기반 시설 건설을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경제 효과가 성장률의 1%P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행보는 미국과 인도가 볼 때는 기분이 좋을 까닭이 없다. 중국으로서는 경제적인 효과 외에 정치적 부대 효과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가든 개인이든 돈은 확실히 많고 볼 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