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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소문난 잔치’ 벌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기자의눈]‘소문난 잔치’ 벌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기사승인 2015. 04. 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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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자본시장 개혁안 발표를 두고 ‘소문난 잔치’ 벌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자본시장 개혁안에 ‘알맹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실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방안에 대해 동시간대에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세곳에서 설명회를 가진 것은 지나친 정책홍보 아니냐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23일 금융위원회에서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정책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혁안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을 포함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과 비상장주식 장외거래 인프라구축 방안, 파생상품시장 신상품 도입 방안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임 위원장이 이런 부분에 대해 서울 중구 세종로에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한창 설명하고 있을 때 쯤 여의도에 위치한 거래소와 금투협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자간담회가 시작됐다.

거래소는 파생상품 및 코넥스시장 실무·책임자들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금투협은 K-OTCBB 시장 개설에 대한 브리핑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두 곳의 브리핑 및 질의응답은 무관심 속에 1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30여분 먼저 시작된 임 위원장의 브리핑이 끝나기도 전이다.

금융위와 거래소, 금투협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방안에 대해 금융당국의 수장이 대표로 발표하고 있는 사이 굳이 거래소와 금투협에서도 같은 내용에 대한 설명의 시간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자본시장 개혁에 대한 임 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충분한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정책홍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부분에 힘을 쏟기 전에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방안 마련에 더 내실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 위원장이 발표한 방안에 대해 코넥스시장의 예탁금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진입장벽 완화 부분 등은 환영할 만하지만 사실상 별다를 것 없었다는 반응이다.

특히 현행 16개사인 지정자문인을 51개사로 늘리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정자문인 업무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사실상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해 지정자문인 역할 수행에 소극적인 상태다. 지정자문인 관련 업무를 소수 증권사에 집중시키는 등의 방안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소한 금융위의 지정자문인 관련 방안은 업계의 생각과 반대인 셈이다.

저금리·고령화시대에 자본시장 활성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 자본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분위기 조성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금융위가 앞으로 자본시장 개혁 과제를 발표할 때는 ‘먹을 것 없는 잔치’란 지적이 아니라 내실이 꽉 찬 ‘배부른 잔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럴 때일수록 임 위원장이 평소 강조하는 ‘소통경영’에 맞게 관련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의 내실을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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