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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미빛 연인들’ 한선화, 아이돌 출신 편견? “배우로서의 길도 장밋빛”

[인터뷰] ‘장미빛 연인들’ 한선화, 아이돌 출신 편견? “배우로서의 길도 장밋빛”

기사승인 2015. 04.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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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아이돌 가수가 연기에 도전하는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닌 시대가 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실력이 아닌 인기로 배역을 따낸다는 선입견은 언제나 존재해 왔고, 드라마나 영화에 아이돌 출신 배우가 출연하면 언제나처럼 연기력 논란이 따라 붙었다.


하지만 한선화는 다르다. 2006년 '슈퍼스타 서바이벌'로 처음 얼굴을 알리고 2009년 그룹 시크릿으로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한선화는 2013년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조연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후 '신의 선물 - 14일' '연애 말고 결혼' 등의 작품을 통해 차츰 비중을 높여가며 연기 경험을 쌓았고,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에서는 처음으로 타이틀 롤 백장미 역을 맡아 호흡이 긴 주말극을 이끌었다.

드라마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과연 그가 이처럼 무거운 짐을 잘 짊어지고 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한선화는 보란 듯이 완벽하게 백장미 역을 소화해내며 '한선화의 재발견'이란 찬사를 들었다.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너무 큰 역할을 맡게 돼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던 만큼 제 자신도 무척 불안했어요. 부담감을 이겨내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그저 대본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고, 모든 장면을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해가면서 열심히 촬영하는 수밖에 없었죠. 미니시리즈가 아닌 52부작 드라마는 처음이었지만, 체력이 워낙 좋아서 그런지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컸어요. 현장에 계신 감독님과 스태프들, 함께 연기하시는 선생님들께서 딸처럼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신 덕에 무사히 연기를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극중 백장미는 누구보다도 변화가 많고 극적인 인물이었다. 철없는 부잣집 막내딸이었던 장미가 연인 박차돌(이장우)과의 하룻밤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됐고, 집을 나와 작은 옥탑방에 살림을 차렸지만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던 끝에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미국으로 도피 유학을 떠났다. 장미는 다시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남편을 외면하며 매정하게 굴었지만, 딸 초롱(이고은)이를 만난 후로 애끓는 모성애를 느끼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한선화는 밝고 명랑한 모습부터 좌절하고 망가지는 모습,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역경을 이겨나가는 강인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펼쳐내 크게 호평 받았다.

"전작에선 감정 연기를 많이 안 해봤기 때문에 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어려우면서도 그만큼 재밌기도 했어요. 촬영을 마치고 모니터할 때 느끼는 뿌듯함도 남달랐고요. 처음에는 제가 엄마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지 불안했는데, 장미가 겪은 일련의 과정들을 연기하며 장미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성애가 생겨나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실제로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요. 지금은 연기에만 푹 빠져 있어서, 결혼은커녕 연애에도 관심조차 없는 상태예요.(웃음)"

한선화는 가족애를 통해 성장한 장미만큼이나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역할에 몰입하는 법을 배웠고, 그만큼 연기력 또한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유쾌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만을 보여줬던 그가 이제는 제법 고상한 여배우의 분위기도 풍길 줄 알게 됐다.

"극 후반부의 장미처럼 진지한 모습도 분명히 제 안에 있는데, 그동안 보여드릴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밝고 명랑한 모습만 보여드려야 했고요. 요즘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만큼 제가 장미라는 역할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만약 제가 예전과 똑같이 발랄한 모습으로 장미를 연기했다면 분명히 이질감이 있었을 거예요. 사실 드라마가 끝나면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지금의 '연기 감'을 잃을까봐 두려워져서 여행은 포기했고요.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 생각이에요. 차기작이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장미빛 연인들'에서 너무 많이 울어서요. 이번에는 좀 덜 우는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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