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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열전] ‘삼촌 리더십’ 조용병 신한은행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징기스칸에 도전

[금융CEO열전] ‘삼촌 리더십’ 조용병 신한은행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징기스칸에 도전

기사승인 2015. 04.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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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같은 '편안함', 칭기즈칸의 '신속성'…월드리딩뱅크 도약
CEO열전_조용병
“사발에 소주를 한가득 부어 원샷을 하고 머리에 툴툴 털어내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근거리에서 수년간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일했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조 행장을 ‘망가짐을 불사하는 리더’로 기억한다.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던 시절 임직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늘 사발에 소주를 부어가며 흔쾌히 직원들과 어울렸던 시절의 얘기다.

신한내부에서는 이런 소탈함 때문에 심지어 “삼촌 같다. ‘엉클(uncle) 조’라는 별명이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조 행장이다.

실제 조 행장은 취임 이후에도 이러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조 행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전국 영업점 순회 방문이다. 은행장 사무실이라는 ‘구중궁궐’을 스스로 박차고 나와 지역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신한은행 직원들과 지역 고객들을 직접 챙기기 위한 삼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직원들과 고객들을 만날 때도 정장보다는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 아저씨같은 푸근함을 풍기며 ‘삼촌 리더십’을 자랑한다.

하지만 조 행장은 소탈함 뒤에 원대한 포부의 예리함을 숨기고 있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치원공니(致遠恐泥)’가 조 행장의 포부를 잘 드러내고 있다.

치원공니는 ‘원대한 뜻을 이루고자하면 평범한 재주에 깊이 빠지지 말라’는 말로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큰 그림을 그리라는 격언이다.

조 행장은 이런 포부를 펼치기 위한 무대로 세계시장을 택했다.

특히 지난 1일 창립기념식에서는 “해외 수익 비중을 1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하며 해외 시장 진출 강화를 공식화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나아가는 항해를 출발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조 행장은 두바이·멕시코·필리핀 등에 거점을 구축해 올해 말까지 18개국 82개의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의 지분(40%) 인수를 승인을 받아내기도 했다.

조 행장의 큰 포부의 또 다른 모습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구축에서 드러난다.

조 행장은 회의 때마다 “의사결정이 신속해야 실무자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신속성을 중요시한다. 회의 형식면에서도 대면 회의를 고집하지 말라며 때에 따라 비대면 방식의 빠른 업무처리를 주문하기도 한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형식이 아닌 실리를 택하라는 주문이다.

조 행장이 구축한 ‘G.P.S. Speed-Up’시스템은 이런 신속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G.P.S. Speed-Up’은 세계화(Globalization), 플랫폼(Platform), 세분화(Segmentation) 등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자(스피드업)는 의미로 조 행장의 철학이 담긴 경영전략이다.

글로벌 현지화와 네트워크강화 및 사업그룹간 협업체계 구축과 함께 고객 니즈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한 시장 세분화까지 철저하고 신속하게 이뤄내겠다는 얘기다.

몽골 제국을 이끈 칭기즈칸을 가장 존경하는 조 행장이 소탈한 리더십 속에 감춰둔 원대한 포부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프로필>

△1957년 출생 △ 고려대학교 법학과 △1984년 신한은행 입행 △1998년 신한은행 미금동지점장 △2002년 신한은행 인사부장 △2004년 신한은행 기획부장 △2007년 신한은행 뉴욕지점장 △2009년 신한은행 전무 △2011년 신한은행 부행장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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