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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본입찰 앞둔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카드 만질까?

금호산업 본입찰 앞둔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카드 만질까?

기사승인 2015. 04.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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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본입찰....FI 및 SI와 협력하는 것도 오리무중.
1조원 동원 가능하다는 호반건설은 박 회장 그룹 재건 걸림돌 될수도
박삼구 회장 (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인수에 그룹 명운을 걸고 있는 가운데 28일 본입찰을 앞두고 박 회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자금동원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룹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충분치 않은데다 지분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인수전 초반 추정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박 회장은 구체적인 자금동원 방법을 함구하고 있어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카드에도 다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전략적투자자(SI)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이용한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자금을 동원하기 힘든 계열사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장 수월한 방법은 FI나 SI와 협력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FI의 경우 과거 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당시 풋백옵션을 이행하지 못했던 경력이 있는 터라 박 회장과 손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인수전 초반 박 회장의 백기사가 될 것이라 여겨지던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단독 인수를 선언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재계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 수 있는 곳은 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뿐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룹내부에서 자금 수혈도 녹록치 않다. 박 회장이 그룹 내부에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 정도뿐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자산은 1조3300억원 수준이고 이 중 현금성 자산은 2630억원이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을 통한 자금 수혈은 채권단과 박 회장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과 지분관계가 얽혀 있어 인수전에 활용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현재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박 회장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이 12.6%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한 금호산업이 지분 30%를 갖고 있는 등 그룹 계열사와 지분관계가 수직적으로 연계돼 있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과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는 금호타이어 매각설이 인수전 초반부터 제기됐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우리은행(14.2%)·산업은행(13.5%)·국민연금(7.4%)이 35.1%를 보유하고 있어 금호타이어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게 평가됐었다. 하지만 확실한 자금 동원처가 물색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에 비해서는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지분 관계로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현재 자체적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곳은 금호타이어 말고는 확실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채권단이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박 회장과 박 부사장·금호문화재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2.7%, 2.6%, 2.8% 등 총 8%로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1240억원 수준이다. 이는 단순 지분가치로 만약 이 지분을 한꺼번에 매각할 경우 지분을 인수하는 쪽은 채권단을 제외한 9%를 넘는 지분을 갖는 단일 주체가 될 수 있어 지분가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카드를 이용해 FI나 SI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해 1000억원 수준의 공동담보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박 부사장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선임했던 것도 지분매각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처분하려는 의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업계 1~2위를 다투던 금호렌터카를 매각한 전력도 금호타이어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로서는 금호산업 인수에 1조원까지도 동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호반건설이 박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의 다양한 카드에 대한 관측이 예상되고 있지만 일단 본입찰에서 호반건설 등에 비해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금호그룹 전체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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