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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삼겹살’이란 타이틀, 기필코 얻어 내겠습니다

‘국민 삼겹살’이란 타이틀, 기필코 얻어 내겠습니다

기사승인 2015. 0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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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환 (주)하남에프앤비 대표
12평 변두리에서 시작, 연매출 600억·가맹점 100개 넘어서
42p 장보환 메인_보정
‘지금부터가 진짜 삼겹살이다’란 문구가 시선을 강탈한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진정한 상인의 길을 걷고 싶어 프랜차이즈 산업에 입성한 장보환(41·사진) (주)하남에프앤비 대표가 이끄는 ‘하남돼지집’의 타이틀이다.

삼겹살은 전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다. 언제부터인지 회식메뉴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정상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을 만큼 지지층이 굳건하다. 대형상권·동네상권 가릴 것 없이 외식 밀집지역에서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간판이 삼겹살 혹은 고깃집이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겹살 브랜드를 떠올리려 하면 마땅치 않다. 수많은 브랜드가 반짝이는 인기를 얻었다가 금세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항상 안타까웠죠. 국민MC·국민 여동생·국민 첫사랑도 있는데 국민 삼겹살도 당연히 있어야지요. 대한민국 삼겹살의 기준을 제시하며 롱런해 내 아들 세대까지 기억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고기 맛과 품질의 차별화에 집중… 5년 만에 100호점 넘어
오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 중 하나는 직감이 발달됐다는 거다. 첫 만남 후 5분이 지나지 않아 사람의 성향이 대충 간파가 된다. 장 대표를 떠올리면 ‘신선하다·유쾌하다·명쾌하다’라는 단어들이 자동으로 연상된다. 패기 넘치는 리더답게 한국의 맥도널드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고 싶다는 강력한 포부도 드러냈다.

하남돼지는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로 통한다. 2010년 직영점을 시작으로 올해 초 100호점을 넘어섰으며 연간 300만 명의 고객이 방문, 작년 한해 매출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성장속도가 괴물수준이다. 역대 최악의 불황이라고 평가받는 외식창업시장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놀랍다. 대화 속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이러한 연유에서 기인됐을지 모른다.

“시작은 경기도 하남시 외딴길에 7년간 방치된 샌드위치 판넬로 만들어진 12평의 점포였죠. 수중에 가진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장소를 찾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여러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열고 장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대기하는 손님들 때문에 이동식 천막을 마련해야 정도로 성황을 이뤘어요. 모기에 물리고 부채질을 해가면서도 또 찾아주시더군요. 겉모습의 화려함이나 위치보다 우선시 되는 건 역시 맛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기업의 모토가 됐던 겁니다.”

사실 장 대표는 음식이나 요리하고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얼마 전 까지 유명 인터넷쇼핑몰 MD이자 마케터로 7년을 근무하며 마케팅의 귀재로 인정받았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한데는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작용했다. 외향적인 성격과도 어울릴 뿐 아니라 여러 경험을 통해 쌓아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단, 스스로가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랐다.

“누구와 겨뤄도 맛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삼겹살을 명품으로 즐길 권리, 소비자에게 줘야하지 않을까요? 외식업과 전혀 다른 삶을 살던 시절에 맛있는 고기가 먹고 싶어 찾았다가 곁들여 먹는 음식이나 다른 외적인 요소들만 부각됐을 뿐, 실제 고기 품질은 만족스럽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었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정말 맛있는 돼지고기 전문점을 차려보자고. 그게 지금의 하남돼지집입니다.”

42p 장보환 서브컷1_보정
브랜드 삼겹살의 끝판왕에 떠오르다
비교 불가한 맛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건강하게 키운 ‘한돈’만을 사용하고 있다. 까다롭게 선별한 프리미엄 돼지를 3일간 저온 숙성시킨 후에 식탁에 올린다. 특히 신비의 약초로 불리는 ‘명이나물’을 제공하는 점은 이채롭다. 고급 한정식집이나 유명 음식점에서 맛 볼 수 있었던 식재료이기 때문. 또한 질 좋은 나무를 1200도 숯가마에서 7일간 구워낸 최고의 숯으로 초벌구이를 한다. 고기의 육즙 손실을 최소화해 명품 돼지고기를 완성시키기 위한 장 대표의 선택이다.

다른 어떤 중요 사안보다 점주 선발은 장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챙기는 부분이다. 진심을 장착한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가 우선이다. 하는 일에 순수한 열정을 갖고 끈기 있게 도전할 각오가 되어있는 자에게만 가맹점을 내준다. 직원도 엄격하게 뽑는다. “직원은 내 대신 점주와 벤더를 만나고 거래처와 고객을 상대하는 나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업종 최고 대우와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정책을 실시함으로써 평생일터·동반자란 의미를 현실화 시켰다.

무엇보다 장 대표가 단시간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유명스타로 떠오른 데는 평범하지 않은 매장운영 방법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집중과 선택’이다. 가맹점주들이 낮 시간에는 쉬고 저녁시간에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저녁 6시에 문을 열고 밤 12시까지 운영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개개인별 삶의 질이 높아져야 서비스의 질도 함께 올라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음으론 교육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가맹출점을 하더라도 본점과 똑같은 수준의 서비스와 맛을 구현하기 위해선 실전연습과 자기계발에 시간투자가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원래 두 명이 함께 와서 교육을 받을 것을 지침으로 삼았어요. 둘 중 한명이 결석을 하거나 이해를 못했을 때 보완이 될 수 있으니까요. 또 직영점에서 현장경험을 쌓는데도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는데 이는 칭찬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함이에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고 친밀감을 높여 재방문을 유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계약서에 명시된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훈련 기간이라고 여기고 총력을 기울입니다. 그렇다보니 슈퍼바이저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가맹점마다 운영능력이 뛰어나요. 가맹점 평균 월 매출 7800만원을 올리는 비결이 여기 있습니다.”

장보환 대표는 또 하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바로 해외진출이다. 그렇다고 서두를 생각은 없다.

“올해 캐치프레이즈가 ‘하남돼지집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입니다. 로열티나 계약조건 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으며 진출하고 싶어요. 각국에서 론칭하고 싶어 러브콜을 보내고 이에 합당한 조건 하에 해외에 매장을 하나 둘씩 늘려가는 것이 바람입니다. 맥도널드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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