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강소희 기자 =주말 농장에 도전했습니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텃밭을 분양했습니다. 치열한 선착순을 뚫고 텃밭 하나를 차지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토피를 이기고 진짜 흙에서 놀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새집에 이사 오면서 생긴 무릎 뒤에 피부 건조증은 다 나았나 싶다가도 따스한 바람이 불고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또 다시 긁기 시작했습니다.
잘 아는 한의사의 추천도 있었습니다. "아토피를 이기려면 흙에서 키워야 해요. 흙에서 잘 뛰어 논 아이들은 밥도 잘 먹고 잘 자고 그래서 키도 쑥쑥 커요. 흙에서의 미생물들의 도움으로 면역력도 남달라지겠죠."
한 평 남짓한 땅을 받고 장터에서 쌈 채소 모종 만원어치를 샀습니다. 호미도 아이 것과 어른 것, 비료 등을 샀습니다. 이쯤 사다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본전'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투자비용과 노동력 생각하면 경제적이지 않는데…….'
하지만 흙냄새 풀냄새를 맡으며 쉼 없이 생명체와 함께 자랄 아이를 생각하면 또 한편에선 마음이 풀립니다. 이곳에서의 흙과 돌 식물 그리고 물 등은 아이의 오감을 충분히 자극할 것입니다. 책을 통해 접할 수 없는 살아있는 또 하나의 자연 체험장인 셈입니다.
만3세, 딱 채소를 싫어 할만 한 나이. 직접 키우고 수확한다면 이 또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장 허름한 면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자신만의 호미를 든 아이는 제법 땅을 잘 팠고 제법 진지했습니다. 고랑도 잘 만들어 냈으며 비료도 쓱쓱 잘 뿌렸습니다. 상추 모종을 쏙 뽑아와 심으며 땅을 토닥토닥 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건강한 상추가 나오나요?" 텃밭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탈리아 교육학자 몬테소리의 말대로 아이는 자연에서 호기심을 키웠으며 흙에서 잘 놀았습니다. 몬테소리는 식물을 돌보는 활동을 통해 자연 생태계의 질서와 식물의 생명주기를 이해하며 생태적 감수성을 키운다고 했습니다.
☛텃밭 가꾸기 조언.
최근에는 주위를 살펴보면 주말농장을 대여해 주는 곳이 꽤나 있습니다. 집과의 접근성과 물을 제공할 방법 등도 따져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약 3평~ 6평정도를 선택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쌈 채소가 가장 쉽습니다. 감자 고구마 토란 호박 등도 손도 덜타고 병충해 걱정도 덜 수 있습니다.
보통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옮겨 심는데 3월에는 씨앗을 뿌리고 4월에는 모종을 심습니다. 열매 채소일수록 모종을 심는 것이 더 낫습니다.
상추가 잘 자라는 온도는 15~20℃입니다. 일조량이 다소 부족해도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토양에 대한 적응력이 상당히 좋아 어디서든 잘 자랍니다. 상추는 꽃대가 올라오는 7월에는 제거해야 합니다. 상추의 경우에는 병해 발생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추는 토질을 가리지 않고 잘 자랍니다. 건조에는 강하지만 습기에는 약합니다. 부추 종자는 수명이 짧으므로 가능하면 전년도에 생산된 종자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수확시 전체 잎 길이의 80% 정도를 수확하며 다음 수확시 첫 번째 수확시보다 윗부분을 자릅니다.
쑥갓은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지만 한 여름에도 재배할 수 있습니다. 골을 만들고 씨를 뿌리고 흙을 덮은 후 충분히 물을 줍니다. 약 30~50일이 지난 뒤 수확을 합니다.
가지는 토양적응력이 상당히 좋아 어디든 잘 재배가 되며 빛의 양도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모종을 사다가 심게 되며 막대를 이용해 지주대를 세워줍니다. 개화 후 10~20일 경 수확합니다.
고추는 모종을 가지고 40~50cm 간격으로 심어줍니다. 본 잎이 10매 정도 전개되고 첫 번째 봉우리가 맺혔을 때 심는 것이 좋습니다. 비와 바람에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지대를 세워줍니다. 풋고추는 꽃이 피고 15일 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참고 농촌진흥청국립원예특작과학원 www.nihhs.go.kr/index.asp)
채소 수확은 한낮보다는 아침저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도가 낮아 호흡량이 적으므로 채소가 쉽게 시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