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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치킨시장을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

여의도 치킨시장을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

기사승인 2015. 04.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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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환 네네치킨 여의도2호점 가맹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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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하나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시장에 눈을 돌려 뛰어들고는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패기와 의욕만 앞설 뿐, 경험부족과 자본금의 열세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다.

경제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 현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 놓인 젊은 창업자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상관없이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인물이 있다. 센스 있는 장사 스킬을 발휘하며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 창업자, 네네치킨 여의도2호점 장영환(31) 가맹점주다.

제대로 장사할 줄 아는 진짜가 나타났다!
29일 오전 11시. 치킨 가게 문을 열기엔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부터 장사 준비에 한창이다. 수북이 쌓인 포장박스와 대형냉장고마다 꽉꽉 들어찬 닭이 현재 매출 정도를 짐작케 한다. 장 점주의 장사 경력은 벌써 5년째다. 20대 중반에 학업까지 미뤄가며 창업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의 반대가 극심했다. 특히 여의도에서 2년 먼저 네네치킨 매장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

“수 십 년간 자영업에 몸담으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장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계셔서 걱정이 많으셨어요. 그런데 여러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서비스 업종이 성격에 잘 맞고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개인 호프집을 하는 아버지에게 치킨 프랜차이즈 운영을 권한 것도 저거든요. 소비자 흐름도 변화하고 있는데다 편리한 운영시스템을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대중적인 메뉴, 여의도지역 특성에 맞는 아이템과 브랜드를 찾다가 네네치킨으로 결정하게 된 거죠. 판단은 적중했고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배달과 테이크아웃 형태로 나만의 매장을 운영해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권리금도 없는 옛날 아파트 상가 건물 7평짜리 가게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장사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장 점주지만, 처음부터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초보 창업자들 대다수가 그렇듯 경험 미숙에서 비롯된 정확한 계산 산출과 효과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존에 운영하던 치킨가게들과 경쟁에 밀리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6개월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장 점주가 돌파구를 찾은 건 ‘배달’이었다.

“홍보에 많은 전력을 쏟아 부었어요.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이 뛰고 알려야 했거든요. 전단지며 광고책자며 아파트 엘리베이터·지하철 역 내 광고까지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죠. 소셜커머스를 직접 개설해 조금이라도 고객에게 노출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는 방법을 선택했더니 조금씩 반응이 오더군요. 배달전화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죠.”

사무실 밀집 지역인 여의도의 특성상 단체주문이나 야식 배달이 많지만, 보안이나 엘리베이터 제한지역도 꽤 있는 편.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비상계단을 이용해 배달했다. 남들이 꺼려하는 지역이나 조건도 문제로 삼지 않았던 것.

전화응대에서도 신속하고 친절한 대처는 빛났다. 주문 접수를 완료하고 배달 지역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초면 충분하다. 여의도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형에 대해 해박하다는 장점이 발휘된 결과다. 지금도 매장에서 장 점주의 포지션은 주문전화를 받는 일이다. 단순 주문부터 메뉴 변경·추가 주문사항 등을 빠르게 입력하고 전달하는 일이 얼마나 복잡하고 까다로운지 알아서다. 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 요인으로 어떠한 무리한 요구나 불만 사항이 있더라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해 주는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약간의 손해가 발생해도 고객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실랑이를 하는 것보다 더욱 확실한 내 편을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죠. 한강이 목적지인 손님들을 위해선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냅킨이며 종이컵·물티슈 등을 주문박스에 함께 챙겨드려요. 물이나 필요사항을 부탁할 경우에도 웬만하면 도움을 드리려고 해요. 그런 마음이 통해서일까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매출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서비스와 순수한 열정으로 감동 줘
창업하느라 빌렸던 투자비용을 1년 만에 다 갚을 수 있었다. 이러한 모든 결과가 있기까지 네네치킨의 맛과 시스템은 기본 바탕이 됐다. 깨끗하고 신선한 국내산 닭과 유행을 좇지 않고 기본이 튼튼한 메뉴구성·풍성한 양은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본사의 고객 컴플레인을 담당해주는 콜센터 운영과 철저한 슈퍼바이징으로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환경도 작용했다. 무엇보다 한강에 인접해 있는 지역적 혜택을 톡톡히 봤다. 한강에서 열리는 축제들이 좋은 영향을 끼쳤다.

장 점주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홀을 갖춘 지금의 30평대 매장으로 1년 전 이전했다. 나날이 급격한 성장 속에 함께 일하는 종업원의 숫자도 13명이나 됐고 주문받는 전화기도 3대로 늘었다. 성수기로 분류되는 봄·여름 시즌인 주말에는 하루 매출이 10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그야말로 감탄할만한 성적이다. 대신 노동 강도 역시 상상을 초월할 만큼 세다. 힘든 여건을 고려해 종업원들에게 최고 대우를 해주는 것은 물론 인센티브를 적용시키고 있다. 매출이 발생되는 만큼 보상을 해줌으로써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실제로 일정 금액을 초과달성 했을 시 월말에 정산해 나눠준다. 많게는 한 명당 80만~90만원의 보너스를 받아가기도 한다.

바쁠 때는 오후 10시가 돼서야 첫 끼를 해결한다. 학교 수업도 병행하느라 하루에 4시간 정도의 수면만 취한다. 하루 700~1000통 가까운 전화를 받다보니 성대에 문제가 생겨 병원치료도 받았다.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자기 시간에 대한 갈증이 생길만하다. 그런데 장 점주는 오히려 홍보채널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바이럴 마케팅을 도입시키고 호텔·모텔·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들과 제휴를 맺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꿈이 있다면 목표점을 향해 자만하지 않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재투자와 벤치마케팅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해요. 아직도 선배 창업자들을 만나면 부족함을 많이 느끼거든요. 지금은 네네치킨 여의도2호점이 여의도 일대에서 넘버1 매장이지만 언제든 자리가 바뀔 수가 있는 거니까요.”

장 점주는 올해 매출 목표를 10억원으로 잡았다. 매출 상승 추이로 봤을 때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장기적인 꿈은 다점포 운영을 넘어 자신만의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는 거다. ‘나중에 회사 때려치우고 치킨집이나 할까’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장 점주의 이유 있는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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