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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멘토’ 최지성, 소통 능한 삼성 DNA의 진수

‘이재용의 멘토’ 최지성, 소통 능한 삼성 DNA의 진수

기사승인 2015. 05.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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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의전 대신 수평적 관계 중시
폐쇄→자율적…조직문화 탈바꿈
조직장악력 탁월 '영업맨 신화'로
총수일가 보좌, 경영공백 최소화
삼성_최지성
‘이재용 시대’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64)에게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실장은 그룹 지휘부에 해당하는 미래전략실 수장으로 총수를 근접 보좌하는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이 1년째로 접어드는 동안 사실상 총수로서 경영 보폭을 넓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영 현안을 논의해왔다.

◇“이 부회장과 최 실장은 같은 과”

삼성그룹 관계자는 5일 “이재용 부회장과 최 실장은 ‘같은 과(비슷한 성향)’”라며 “두 사람 모두 격식과 의전을 불편해하고 조직 구성원과 수평적 관계를 중시한다. 최 실장이 오면서 미래전략실은 과거처럼 계열사를 통제 지시하기보다 원만한 소통·협업을 통한 성과를 우선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실장이 2012년 실장으로 임명된 후 미래전략실의 조직문화와 역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었다는 의미다.

미래전략실은 현재 8팀(전략1팀, 전략2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커뮤니케이션팀, 준법경영팀, 금융지원팀) 체제로 짜여 있다. 최고 엘리트로 평가되는 과장급 이상의 임직원 15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계열사 감사 및 구조조정을 진행해 그룹 내 위상이 막강하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최 실장이 미래전략실에 대해 더 이상 군림하는 조직이 아닌 ‘지원 부서’라고 강조한 데서 보듯 과거와 같은 권력을 행사하던 시기는 지났다는 게 삼성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이 같은 변화는 최 실장이 평소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삼성 관계자는 “최 실장과 한 엘리베이터를 탄 적 있는데 그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문을 개방한 채로 고정한 다음 먼저 내리라고 하더라”며 “상급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리는 국내 기업문화의 풍토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서에게 지시 않고 서류 작업을 직접 한다거나, 별도 수행원 없이 외국 출장길에 오르는 이 부회장의 탈권위적 리더십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 실장은 이학수 전 실장과 다른 리더십”

최 실장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비서실장으로 꼽히는 이학수 전 삼성 전략기획실장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실장은 과거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며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과 구조조정본부 수장을 맡은 바 있다.

부드럽고 온화한 성향의 최 실장과 달리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하는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은 과거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관리의 삼성’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전략기획실이 계열사를 상대로 ‘밀실경영’을 하는 등 투명하지 않은 조직 문화를 조성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과감하게 사업재조정 및 경영 혁신 작업을 주도해 삼성의 글로벌 성장에 기여했다는 데 재계는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다만 ‘이재용 시대’에 맞춰 창의와 자율에 중점을 둔 조직 문화로 전환 중인 현 삼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가 최근 ‘자율출퇴근제’를 전면 시행하는 것도 업계는 조직 문화를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위에서 아래로 짓누르는 방식의 리더십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삼성과 맞지 않다”며 “이 전 실장은 자신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의 삼성에 필요한 참모였다면 최 실장은 현재와 미래의 삼성 체제에 더욱 부합하는 참모”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이 회장 유고 후 이 부회장을 보좌하며 한화와의 ‘빅딜’ 등 사업 재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총수 공백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면서 글로벌 리더와의 잇단 회담 등 두드러진 경영 능력을 보인 것도 참모로서 최 실장의 역할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최 실장은 이 부회장이 경영 수업을 본격화한 2001년부터 ‘경영 스승’이라 불릴 만큼 지근거리 보좌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은 누구?

최 실장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삼성전자 46년 역사상 영업 분야 출신으로선 처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198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인 사무소장 부임 당시, 1000 페이지에 달하는 반도체 기술교재를 통째로 암기한 일화는 유명하다.

PC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의 부문에서 해외시장을 개척해 ‘디지털 보부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학 시절부터 주변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 영업하면 참 잘할 것 같았다”며 “크게 성공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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