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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목숨의 노래’

[칼럼] ‘목숨의 노래’

기사승인 2015. 0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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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 지면에 실린 책 광고를 보며 헛웃음이 났습니다. 최고의 글이 아니면 목숨을 걸겠다는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문득 이 광고를 접하며 문정희 시인이 떠올랐습니다.

시인 문정희는 ‘목숨의 노래’에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고 썼습니다.

전문을 소개합니다.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너 처음 만났을 때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시인은 사랑하는 그 사람,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던 그 사람을 생각하며 목숨을 걸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랑에 절절하게 뜨거운 시인만큼이나 요즘 ‘목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을 받았으면 목숨을 걸겠다는 정치인들의 ‘목숨의 노래’가 사랑에 목숨을 거는 시인들의 노래만큼이나 흔한 세태이기 때문이겠죠.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의 말이 폐부를 찌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목숨이라는 단어가 점점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은 아닌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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