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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실적, 작년보다 72% 줄어

해외건설 수주실적, 작년보다 72% 줄어

기사승인 2015. 05. 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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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수주시장 부진한 반면 아시아·중남미 시장 급성장
중동 제외시 규모가 적어 600억 달러 달성 우려
사우디IPC현장
GS건설 사우디IPC 건설현장/제공=GS건설
올해 들어 중동발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줄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공사 발주에 소극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주가 유력했던 7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 사업도 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600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231억3426만7000 달러로 지난해 동기(311억1993만8000달러) 대비 25.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동의 수주 물량은 총 67억4197만9000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46억3672만8000 달러)에 비해 72.6%나 줄었다.

올해 해외건설 진출 50주년을 맞아 정부가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며 올해 초 대통령 중동 순방 등을 진행했지만 계약 건수는 올해 23건에 그쳐 지난해 52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해 총 수주액 대비 비중 역시 29%로, 통상 중동 수주액이 전체 수주액의 70∼80%를 차지해온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중동 수주물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 이라크·알제리 등지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중동 산유국들이 저유가 등을 이유로 발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발주 시점을 늦추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카타르 로열더치셸과 카타르석유공사가 추진하던 60억 달러 규모의 알카라나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가 수익성 문제로 취소됐고, 교량·터널 사업인 샤크 크로싱 프로젝트(60억 달러)는 발주가 연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타누라 정유소 개발 프로젝트(20억 달러 규모)도 발주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연초 큰 폭의 유가하락을 경험한 발주처들이 신규 발주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최근 유가가 60∼65달러 선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몸을 사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발주 지연에는 발주처 내부 사정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저유가에 따른 수익성 문제도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며 “그간 정유 플랜트의 부족분이 많이 채워지면서 신규 발주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규 사업 발주가 감소한 가운데 수주가 유력했던 62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의 수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 프로젝트는 쿠웨이트국영정유회사(KNPC)가 발주한 것으로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 당시 총 5개 패키지중 4곳에서 우리 건설사가 최저가 입찰사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상급기관인 쿠웨이트 석유공사(KPC)가 투자비가 높다는 이유로 예산 책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쿠웨이트 NRP 사업의 최종 수주 여부는 발주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만약 공사금액이 입찰 가격보다 낮아진다면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돌아선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동수주 시장이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시아·중남미 수주 시장은 급성장했다.

현재까지 아시아지역의 총 수주액은 116억4502만5000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50%가량 상승했다. 올해 중동 수주액보다도 많은 것이다.

중남미 지역의 수주도 이달 현재까지 41억3355만4000 달러로 지난해보다 258% 상승했다.

올해 중남미에서는 GS건설이 베네수엘라에서 26억1800만 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했고, 아시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우즈베키스탄(20억1000만 달러)과 투르크메니스탄(9억4000만 달러)에서 잇달아 대형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이들 시장은 중동에 비하면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해외건설 수주 확대를 위해선 중동 시장의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건설업계에는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660억 달러) 수준은 물론 600억 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로 발주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업체들도 물량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수주 전략을 전환하면서 중동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다만 최근 유가가 연초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차츰 신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중동시장의 수주 ‘동맥경화’ 현상이 내달 이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NPC)가 발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알주르 LNG수입 터미널 공사가 최근 사전적격심사(PQ)를 마치고 다음달 입찰 예정이다.

총 사업비가 30억 달러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각각 외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PQ 통과를 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가 풀리는 이란에서도 내년 이후 신규 공사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지난해만큼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 계획은 없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산유국도 저유가로 인해 공사 발주를 미루고 있다”며 “유가가 완벽하게 안정세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초대형보다 중소형 프로젝트 위주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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