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브의 사랑’, 막장 아니라더니…“바람·배신·살인, 상쾌한 드라마라고?”

‘이브의 사랑’, 막장 아니라더니…“바람·배신·살인, 상쾌한 드라마라고?”

기사승인 2015. 05. 2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브의 사랑'
MBC 아침드라마 '이브의 사랑'(극본 고은경, 연출 이계준)이 막장 요소 없이 유쾌하고 상쾌한 작품을 만들겠다던 제작진의 다짐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브의 사랑'은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한 여자가 역경을 이겨내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고난 운명 극복기를 그린 드라마. 착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가 등장하고, 늘 당하기만 하던 여주인공이 굴하지 않고 맞서 복수를 한다는 기본 줄거리는 여느 아침드라마와 크게 다를 점이 없다.

하지만 이계준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대부분의 아침드라마가 '막장'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드라마라 스토리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극성이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걸 가볍게 나타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아침드라마는 막장이라는 말을 듣지 않고, 상큼하고 재밌는 드라마라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이 PD는 수차례 '상쾌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해, 과연 막장 요소 없이도 아침드라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브의 사랑'에서 이 PD가 말한 '상쾌함'과 '유쾌함'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학창시절엔 가난했지만 미국에서 성공한 디자이너가 돼 돌아온 강세나(김민경)는 진송아(윤세아)의 엄마 홍정옥(양금석)이 자신의 엄마를 죽게 했다고 믿고 일부러 송아에게 접근해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려 한다. 그는 송아 앞에서는 둘도 없는 친구 행세를 하면서 이면으로는 송아의 약혼자 차건우(윤종화)를 적극적으로 유혹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막장 드라마에 등장하는 클리셰들이 빠짐없이 나타난다. 세나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을 해도 건우가 매번 의심 없이 속아 넘어가는 점, 송아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기라도 한 것처럼 세나가 같은 팀의 팀장으로 들어간 점, 세나가 송아를 속이고 건우의 마음을 흔들고자 할 때마다 귀신처럼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지는 점 등이 그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나는 송아의 동생 현아(진서연)에게 건우와의 관계를 들키자 하필이면 방파제 바로 옆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본의 아니게 현아를 떠밀어 바닷물에 실종되게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세나는 자신의 행동이 들통 날만한 증거들을 모두 없앴고, 건우 역시 세나의 범죄에 가담해놓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송아를 위로했다. 세나가 현아를 죽인 범인임을 안 형사는 이를 송아 측에 알리지 않은 채 세나와 거래를 하려 한다. 특히나 이런 부분은 전작 '폭풍의 여자'와 너무나도 흡사해 데자뷔 현상 같다는 착각조차 불러일으킨다. 불과 10회가 채 방송되기도 전에 등장인물간의 배신과 거짓말이 난무하고, 심지어 그 중 한 명이 죽음에까지 내몰리는 상황의 어느 부분이 상쾌하고 유쾌하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누리꾼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바람피우는 걸 빨리 들킨다 싶더니 바로 죽여 버리네" "희망찬 콩트인 척 하더니 역시 어쩔 수 없는 아침드라마였다" "너무 막장이어서 보다가 머리가 하얗게 셀 것 같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 윤세아마저도 "밝고 명랑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초반에 우는 장면만 너무 많이 촬영해서 힘들다"고 웃지 못 할 고충을 토로했다.

앞서 이 PD는 "송아가 세나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면서부터 구강모(이재황)과의 러브라인이 싹트고, 극성이 센 스토리와 멜로가 적절히 버무려질 것"이라며 '청정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연 그의 포부대로 '이브의 사랑'이 회를 거듭하며 막장 드라마란 오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