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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감염자 늘고 의심자는 해외로…방역망 구멍 ‘불안’ 증폭

메르스 감염자 늘고 의심자는 해외로…방역망 구멍 ‘불안’ 증폭

기사승인 2015. 05. 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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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이 정도면 총체적 난국이다. 보건당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

메르스 발생 8일 만에 국내 감염환자 수는 7명으로 늘어났다. 감염 의심자 1명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일반인 전파(3차 감염) 억제를 자신했던 보건당국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질본)는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의 밀접접촉자 A씨가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세 번째 메르스 환자의 아들로,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자가 격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A씨는 부친(세 번째 환자) 병문안을 하면서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에 4시간 가량 체류했고, 이후 발열 등 메르스 의심증상을 나타내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후 의료진 만류에도 불구, 중국 출장을 강행했다. 보건당국은 27일 이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소(WPRO)와 중국 보건 당국에 이를 통보했다.

질본은 이날 메르스 환자가 2명 추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추가 환자는 첫 번째 메르스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를 치료한 간호사 B씨와 같은 병동에 있었지만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던 C씨다. C씨의 경우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지만 병동은 같이 쓰지 않아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질본은 C씨가 외래진료 대기장소에서 첫 번째 감염자와 접촉했다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비 격리자 감염과 감염 의심자의 해외 출국 등 보건당국의 허술한 메르스 관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과 함께 메르스 확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밀접접촉자가 아닌 경우도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 격리자였던 C씨 발병은 보건당국이 자신했던 ‘자가격리’와 ‘국가지정격리병동 격리’ 방역망에 허점이 생겼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질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C씨의 발병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면서 해당병원 입원환자와 외래진료 환자들에게 연락해 밀접접촉 및 증상발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자 및 의료진의 비협조도 메르스 관리 체계 붕괴 및 공포 확산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중동지역 방문 사실이나 동선, 메르스 환자 접촉 사실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감염의심자를 진찰한 사실을 뒤늦게 신고하면서 보건당국이 실효적인 초동대처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건당국도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행 감염병 감시체계에서 보건당국은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조사받는 의심자의 진술이나 의료진의 신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 관계자는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의심자를 찾아내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면서 “환자나 밀접접촉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감염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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