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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낼 때가 아니다”···칼 빼든 권오준 회장

“잡음 낼 때가 아니다”···칼 빼든 권오준 회장

기사승인 2015.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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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일 대우인터 사장 해임 절차 진행
권 회장, 계열사 길들이기 및 경영능력 강화 행보
정준양 전 회장과 연관된 대우인터 내분 진앙지 우려도
포스코센터(깃발) - 복사본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병일 사장 해임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비상경영 상태인 그룹을 살리고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권 회장을 중심으로 협력해야 하는 현 경영상황에 맞춰 주요 임원진이 사분오열을 막으려는 사전 조치였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족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반전시키고 계열사 전체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순혈주의’와 같은 오래된 폐습과 경영시스템을 쇄신하기 위한 조직일 뿐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이번 결정이 권 회장의 작품이라는 해석이다. 이를 통해 그룹 내부의 분위기를 다잡고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쇄신위는 인사권이 없어 이번 결정은 회장실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며 “2년차에 들어선 권 회장이 어려운 그룹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룹 핵심 기업인 대우인터의 항명사태는 다른 계열사의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이 업계 1위인 대우인터의 수장을 해임하기로 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부분은 ‘항명죄’다. 지난달 26일 전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통한 그룹 구조조정에 반대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표출했다. 이 내용은 전날 권 회장에게 먼저 전달됐다. 이 내용에는 권 회장이 잘못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포스코의 부실기업부터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포함됐다.

이런 전 사장의 태도가 권 회장에게 곱지않게 비쳤다는 것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전 사장의 이런 행동이 계열사간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잡음만 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측은 최근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정준양 전 회장에 대한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교롭게도 포스코플랜텍과 마찬가지로 대우인터가 정 전 회장이 재직 당시 인수한 기업이라는 연관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포스코플랜텍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재무부담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은 권 회장에게 취임기간 동안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기는 결과를 낳게 했다. 이런 상황은 정 전 회장과 연관성이 높은 대우인터가 그룹 내분의 진앙지가 되는 것을 우려한데 따른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색깔빼기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인터의 항명은 검찰의 관심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권 회장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쇄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에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쇄신위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구성됐고, 전 사장을 비롯해 황태현 포스코건설 대표,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대표, 조봉래 포스코켐텍 대표,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 등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가 전 사장에 대한 해임과 관련, 이날 오후 전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사회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전 사장 사태의 책임을 물어 오는 15일 부로 조청명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회장보좌역으로 경질하고, 정중선 가치경영실 상무를 가치경영실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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