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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화제성 잃은 ‘화정’…진부한 스토리에 연기력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

초반 화제성 잃은 ‘화정’…진부한 스토리에 연기력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

기사승인 2015.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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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최정규)이 방송 초기의 화제성은 온데 간데 없이 부진한 모습이다. 경쟁작이었던 SBS '풍문으로 들었소'가 물러가고 가까스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0% 초반의 시청률에 머물며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화정'은 '대장금' '동이' '이산' '마의' '기황후' 등 여러 편의 사극을 크게 성공시킨 바 있는 MBC 드라마국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사극이라는 점, 차승원을 필두로 정웅인·이성민·안내상·조성하·김창완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에서 방송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화정'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의 사이에서 어정쩡한 길을 걸었기 때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그간 MBC는 기본적으로 사극에 바탕을 두고 있어도 남녀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기본 뼈대로 현대극에 가까운 작품들을 선보여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화정'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수차례 등장한 바 있는 광해(차승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그의 주변 또한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역사 속 실제 인물들로 꾸려졌다. 심지어 조선의 정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보니 자연스레 전체적인 극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제2막부터 정명공주(이연희)가 광해로부터 목숨을 건지기 위해 궁궐에서 도망쳐 일본 유황광산의 노예가 됐다는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했지만, 이조차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엔 부족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역사 왜곡이 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화정'은 '팩션' 드라마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전락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김이영 작가의 전작 '동이'와 '마의'에서 그려졌던 갈등 구조가 '화정'에서도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다는 점, 정명과 홍주원(서강준)이 위기에 빠졌다가 이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든 과정이 너무나 뻔하고 진부하다는 점이 시청자들을 돌아서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화정' 제2막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연희와 서강준 역시 부족한 연기로 질타를 받고 있다. 첫 사극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엔 역량이 부족했던 탓인지, 전작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 받았던 서강준은 어색한 말투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 향후 차승원과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야 할 그의 역할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이연희 또한 남장 연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한 시도는 높이 평가할만 하나 연기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공감을 자아내기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다. 서강준과 같은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멤버인 공명 역시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어색한 연기를 이어가며 제 역할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이연희를 사이에 두고 서강준과 맞서는 죽마고우 강인우 역의 한주완만이 사극에 어울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톤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화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등장도 하지 못한 인물들이 숱하게 남아있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본격적인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았다. 과연 '화정'이 단점들을 보완해 부진을 딛고 MBC 사극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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