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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러시아 원자력의 교훈, ‘늑대거미 전략’

[기고]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러시아 원자력의 교훈, ‘늑대거미 전략’

기사승인 2015. 06.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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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이사장님_반명함
김호성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얼마 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로사톰’(러시아 국영원자력공사) 주최로 ‘아톰엑스포-2015 총회’가 열렸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47개국 에너지 전문가들은 ‘원자력, 사회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주제를 놓고 논의를 펼쳤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원자력이야말로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 에너지 안보 등 다양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 국가 에너지 전략의 중심’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개발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 확보’야말로 원자력 이용의 절대적 우선순위라는 점 등이 강조됐다.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비롯해 석유, 석탄 등 주요 에너지 자원의 세계 최대 보유국이다. 천연가스는 전 세계 거래량의 25%를 공급하고 있고, 석탄은 국가별 보유량 2위로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유도 전세계 공급량의 12%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자국 내에 9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해외에 29기의 원전을 수출하는 등 총 38기의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늑대거미 전략’이다. 사막에 사는 늑대거미는 거미집에서만 먹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거미줄에서 나가 먹이를 사냥하기도 한다. 에너지 자원이 풍족한 러시아조차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원자력 에너지 수출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률이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에너지 안보 취약국이다. 지정학적으로도 러시아나 유럽 선진 각국들이 전력 수출입이 가능한 상황과는 달리 에너지 섬으로 고립돼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 안보 취약국인 우리나라가 에너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에너지 미래 가치 창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행히 우리의 원자력 과학기술 인프라는 이미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만큼 충분히 갖춰져 있다. 또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서 보듯이 원자력에 대한 국가정책 또한 명확하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원자력의 미래가치 창출에 대한 이해와 투자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오히려 원자력을 둘러싼 과도한 사회갈등과 국민수용성 불안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소모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미래 에너지 강국은 과학기술 인프라, 국가정책, 사회경제적 투자 등을 통해 에너지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갈 때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분단국가인 우리로서는 통일에 대비한 전력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 후 남북한 경제의 원활한 통합과 한반도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도 고려해야 한다. 신기후변화 체제(포스트 2020) 아래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함께 저탄소 전원믹스 또한 목전의 과제다.

‘늑대거미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에너지 경쟁력 강화의 전기를 마련해 나가고 있는 러시아 원자력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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