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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극복 임신부, 산모 아이 모두 건강…세계적 첫 사례(종합)

메르스 극복 임신부, 산모 아이 모두 건강…세계적 첫 사례(종합)

기사승인 2015. 06. 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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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바이러스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적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임신부 환자가 무사히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메르스에 감염됐던 임신부가 완치 판정을 받고 안전하게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적으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보건당국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109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이날 오전 4시 34분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임신부인 이 환자는 19일과 21일 2차례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최종 완치판정을 받은 후 산과병동으로 전실해 분만 대기중이었다. 22일 오전 태반조기박리현상이 나타나자 병원 측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태반조기박리는 출산 예정일 이전에 태반이 자궁에서 분리되는 현상으로,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병원 측은 ‘태반조기박리’ 현상이 메르스 감염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산모의 출산 직후 신생아의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을 통해 메르스 검사를 진행했으며 오후 1시 30분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이날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며 “아주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확인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산모가 이렇게 안전하게 출산하고 아기와 동시에 건강한 상태인 것은 아마 첫 사례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도 “109번 환자가 이미 완치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출산했기 때문에 아기에 대한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즉각대응팀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 임신부는 출산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에 입원 중이던 지난달 27일 어머니 문병 차 같은 병원 응급실에 들렀다가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다.

당시 임신 36주째로, 정상 출산 범위에 드는 37주차를 앞두고 있어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긴장했다. 폐 기능이 약해진 임신부가 메르스처럼 폐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드물어 참고할 사례가 적은 데다 임신부에게는 일반환자에게 투여하는 인터페론 등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하지만 이 환자는 발병 초기 근육통 등을 호소했지만 호흡기 증상이 없었고 이후에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왔다. 병원 측은 감염내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6명으로 전담 의료팀을 꾸렸고, 보건당국도 안전한 출산과 건강회복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임신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환자 관리가 철저히 잘 이뤄졌고, 적절한 시기에 환자의 출산을 도울 수 있었던 상황이 됐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임신부의 출산 성공사례는 세계적으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은 요르단 임신부가 임신 중기에 메르스에 감염된 후 태아를 사산했다는 연구가 있었고, 만삭의 메르스 산모가 건강한 아이를 낳았지만 치료 후 사망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 정도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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