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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근육통? 중년 ‘등 통증’…장기간 방치 땐 디스크 부른다

단순 근육통? 중년 ‘등 통증’…장기간 방치 땐 디스크 부른다

기사승인 2015. 07. 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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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 많은 40~70대 중장년 여성에게서 발병률 높아
스마트폰 사용·과도한 스트레스도 원인…바른자세가 답
the pain
50대 초반의 주부 김윤영 씨(가명)는 두 달 전부터 등 부위가 뭉치고 뻐근한 듯 아파왔다. 반복되는 집안일에 스마트폰까지 많이 사용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통증이라 여겼다. 하지만 최근 통증은 어깨와 목까지 확대됐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경추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가벼운 등 통증도 방치할 경우 목 디스크로 악화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근육통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병을 더 키운 것 같아 후회스러웠다.

◇등 굽은 자세로 스마트폰 오래 사용해도 ‘등 통증’ 발생
목·팔·등허리·옆구리·등뼈·허리에 오는 통증을 일컫는 ‘등 통증’은 흔히 ‘담’이라 부르는 병이다. 근막통증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성인의 60~80%가 한번쯤 경험하게 되는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주로 40~70대 중장년층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등 통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699만 명에서 2013년 759만 명으로 연평균 2.8%씩 증가했다. 2013년 환자 가운데 연령대별로는 △50대(165만 명) △40대(135만 명) △60대(123만 명) 순이었다. 특히 50대 여성 환자는 102만 명(13.4%)으로 집계돼 가장 많았다. 70대 여성은 2명 중 1명이 등 통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등 통증은 육아·가사노동 등 경직된 자세에서 오랜 시간 반복적인 일을 하는 주부들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엔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가 많아지면서 노년기 여성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등 통증은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육아 및 가사노동 외에 오랜 시간 스마트폰 보기, 거북목과 같은 나쁜 자세, 과도한 스트레스, 전신 피로 등이 원인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웅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등이 굽으면서 근육도 경직돼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배용식 일산 하이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최근 수년 사이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등 통증 발생률이 높아졌다”며 “등이 굽은 자세를 오래 취하게 되면 단순한 등 통증을 넘어 퇴행성 척추질환을 가속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시적인 등 통증은 며칠 지나면 해소되지만 자주 발생하는 등 통증을 방치할 경우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등 통증 환자들은 근육이 뭉친 듯 뻐근한 증상이 오래 지속돼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그대로 지나칠 때가 많다. 하지만 등 통증은 척추관절질환이나 목뼈질환의 이상신호일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목뼈나 허리뼈의 퇴행성 변화를 불러와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등 통증인 줄 알았는데… 통증 오래 가면 전문의 찾아야
등 통증은 근육이완제나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 등 약물 치료를 하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점차 호전되기도 한다. 통증이 매우 심할 경우 통증 유발점 주사·근육내 전기 유발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경추(목뼈)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경추관협착증·목 디스크 등에 의해서도 등과 어깨뼈에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경추관이 좁아지는 퇴행성 변화로, 방치하면 고개가 뒤로 젖혀질 때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척추관 안의 신경을 눌러 손상시킬 수 있다. 목 디스크는 경추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되면서 주위의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때 압박받은 신경근에 의한 방사통으로 척추 뼈와 견갑골 사이 날개뼈 안쪽으로 등 통증이 나타난다.

디스크의 퇴행이 빨리 일어나 목 주위 뼈 배열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정상적인 C자형 커브의 목뼈가 일자로 펴지는 일자목(거북목) 현상이 심하면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일자목이 될 경우 목뼈의 충격완화 능력이 떨어지고 쿠션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반복적인 압력을 받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되면 주변 근육에 피로가 쌓이고 추간판이 찌그러지거나 수핵이 돌출함에 따라 디스크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일자목이 디스크로 발전했을 때 통증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신경이 압박됨에 따라 팔이 당기고 저려오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심하면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권영욱 부천뽀빠이의원 원장은 “일자목은 경추의 배열이 변화해 유발되는 증상으로 변형된 각도에 의해 경추 사이 추간판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압력이 반복돼 손상·돌출·파열 등으로 발전해 디스크질환이 유발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척추관협착증이 등 통증의 원인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가까운 신경이 압박을 받아 허리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 보통 허리를 젖히면 좁아진 척추관으로 인해 신경이 눌려 아프지만, 허리를 굽히면 신경을 압박하고 있던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방치하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퇴행되면서 척추를 지지해 주는 기능이 떨어져 등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밖에 등 중앙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흉추디스크와 척추압박골절이 드물게 등 통증의 원인일 수도 있다.

등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 운동을 천천히 꾸준히 해줘야 한다. 홍지성 건보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운동할 때는 처음부터 강도를 너무 세게 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높여 가는 것이 좋으며 태극권과 같은 기공요법이 효과적이다.

술이나 카페인, 너무 달거나 조리되지 않은 찬 음식을 삼가고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차갑거나 온도차가 큰 환경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는 것을 피하며 몸을 항상 따뜻하게 한다. 충분한 휴식과 편안한 수면 관리도 중요하다. 만약 등 통증이 오래 가고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신속히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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