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한국형 의료재앙’ 메르스 … 과거에서 배울 때

[기자의눈] ‘한국형 의료재앙’ 메르스 … 과거에서 배울 때

기사승인 2015. 07. 01. 06:0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임캡처
사회부 임유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부실한 의료시스템과 성숙하지 못한 시민 문화가 만들어낸 ‘한국형 의료재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몰 직후 우왕좌왕하던 정부의 초기 대응,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1년 전 세월호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시민의식의 실종은 사태 확산을 키웠다. 일부 확진자는 격리상태에서 골프를 치고 강의를 나갔다. 격리를 거부하거나 중국 출장을 강행해 국가적 망신을 산 사례도 있었다. 증상이 없고 답답하다는 이유였다.

공포에 편승한 한탕주의도 기승을 부렸다. 메르스로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마스크 사재기라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모두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부재한 탓이다.

의료시스템의 후진적 민낯도 그대로 드러났다. 감염병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확산을 막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관은 32명뿐이었으며 이 중 정규직은 2명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 의료 예산은 전체 4.3%에 불과해 보건 홀대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내 최대 병원으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이 감염병 치료에 필수적인 정식 음압병실을 한 개도 갖추지 않았다는 점 역시 한국사회의 부실한 의료시스템의 부끄러운 한 단면이다. 단 한명의 환자로부터 시작된 메르스는 전국적으로 180명이 넘는 사람을 감염시켰고 그 공포는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우리는 사스와 신종플루를 거치며 제기됐던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뼈저리게 목격하고 있다”며 “메르스가 우리나라 공중보건 시스템에 던진 경고를 소홀히 한다면 비슷한 사태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년이 넘었다. 그 사이 우리사회는 요란하게 안전을 외쳤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때마다 또 위기에서 배우자고 외쳤지만 달라진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같다. 과거의 사례를 교훈 삼아 이제는 제대로 된 대응책을 세울 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