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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방산 시장-上]한화, 국내 방산 1위를 넘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다

[변화하는 방산 시장-上]한화, 국내 방산 1위를 넘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다

기사승인 2015. 07.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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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방산-부문
한화그룹이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구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방위산업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한화는 이번 합병이 국내 방산시장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의 재계순위를 한단계 높이는 등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제조업 분야의 미래 수익원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에도 한몫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최근 한화를 비롯해 방산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그동안 국내 위주의 저수익 구조를 벗어나 수출을 기반으로 방산사업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박병일·최원영 기자 = 한화가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품에 안으며 글로벌 방산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부문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국의 록히드 마틴’을 꿈꾸며 아낌 없이 투자하는 사업이다. 1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던 한화 방산부문은 이번 인수로 3조원 규모로 커졌고, 그동안 탄약 및 정밀유도체계에 집중됐던 사업도 화력(K9 자주포 등)·항공엔진·지휘통제시스템 등으로 확대하며 국내 방산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게 됐다.

이에 업계는 한화가 향후 수출 집약 산업으로 성장할 방산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투기·함정·레이더 등 핵심무기체계를 제외하고 100%에 달하는 자급률을 갖고 있는 국내 방산시장에서 한화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뿐만 아니라 중소 방산업체들의 사업 전략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방위산업 생산액은 11조6794억 원으로 세계 방위 산업 총생산액 5000억달러(약 558조원, 추정치)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수출도 2004년 2억5000만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36억달러 수준으로 10년새 12배이상 늘어났다. 해외 100대 방산업체에 이름을 올렸던 국내 기업은 KAI·LIG넥스원·삼성테크윈·한화 정도다.

국내 방산 시장은 그동안 국내 수요에 초점이 맞춰져 정작 기업들은 좋은 수익을 기대하지 못했다. 특히 2004년 이후 국내 방산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어 기업들의 전략이 수정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안상남 방위산업진흥회 팀장은 “정부의 한해 국방예산이 33조원가량 되는데 계속 늘린다는 보장도 없어 사실상 국내 절대 시장은 정체라고 보고 있다”며 “이 중 7조원가량을 민간 방산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데 95개 업체가 나눠 가져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적극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핵심무기체계 수출을 통한 신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위 산업 자체가 국내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며 “국내만 놓고 보면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수출이라는 출구만 찾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방산업체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약 5.5%)은 일반 제조업(5.3%)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방산업체는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항공우주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7500억달러 수준이 될 전망으로 이 중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2.7%(2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11년 0.6%의 시장점유율 대비 2%포인트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한화가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인수한 것도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그룹 방위사업 경우 규모의 확대뿐만 아니라 기존의 탄약·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및 항공기·함정용 엔진과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방산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앞으로 수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방산시장에서 한화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수함·함정 등 일부 제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여타 기업들과 달리 한화는 말 그대로 종합방산업체로 커 갈 토대를 마련했다”며 “한화테크윈이 이미 K9 자주포 수출을 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향후 한화의 해외 진출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방산업계가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선 기초기술에 대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방산 전문가는 “최근 무인전투시스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정보기술(IT) 및 정밀기술에 대한 투자는 아직 미흡한데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방산시장 특성상 중소기업들과 상생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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