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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리더십’ 빛나는 삼성, 엘리엇 사태 자문 구하러 나선 임원들

‘경청의 리더십’ 빛나는 삼성, 엘리엇 사태 자문 구하러 나선 임원들

기사승인 2015. 07.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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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엣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공세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무산위기에 처하자, 삼성 임원진들이 경제·사회 전반의 지도층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며 소통에 나서고 있다.

엘리엇의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 및 통합 삼성물산의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며 위기 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 고위직 임원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통합삼성물산 출범과 관련,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엘리엇이 부당하다고 지적해왔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 비율 산정 등 다양한 재무적인 고려사항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삼성 임원들이 직접 관련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 주주친화 정책 등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엘리엇과의 표대결에 앞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 고유의 ‘경청의 리더십’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3대째 이어온 오랜 경영철학인 ‘경청’의 DNA가 위기 상황에서도 발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아들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점찍은 뒤 ‘경청’(傾聽)이라는 휘호를 건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 대를 이어 이 회장은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이 휘호를 물려주었고, 삼성의 특별한 리더십으로 자리잡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 경청의 리더십이 사장단과 주요 임원들에게도 깊이 각인된 만큼 위기 상황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며 “업계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견을 잘 듣고 소통하면서 이해관계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주주들과도 소통에 나선다. 전일 제일모직은 긴급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주주권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거버넌스 위원회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인수합병 등 주주의 권익에 직접 영향 미치는 사항을 심의한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거버넌스 위원회가 신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에서는 ‘경청의 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삼성그룹은 엘리엇의 합병 반대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9일 삼성물산 지분을 7.12% 보유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적절치 않다며 ‘삼성물산 주주총회 개최 금지’ 및 ‘삼성물산이 KCC에 넘긴 자사주 5.76%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날 나온 1차 판결에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관련 판결은 삼성이 승소하기는 했지만,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주총 직전에야 나올 예정이어서 아직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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