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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J ] 바라보는 것도 좋았어

[꿈꾸는J ] 바라보는 것도 좋았어

기사승인 2015. 07. 0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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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정의 연못에 세워진 정자.


 

 

할아버지~~ 할아버지~~

소년은 계속 칭얼 거리듯이 할아버지를 부르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계속 배(?)를 끌고 오셨고 드디어 소년은 할아버지의 배에 올라 탔다.



 

에이고 그놈~

할아버지는 짧게 한마디 내뱉었지만 결코 싫은 것은 아닌듯 보였다.

할아버지~ 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요?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찍으슈~

감사합니다^^

 

 

꼬마야 넌 정말 운이 좋구나~

멋진 할아버지가 계셔서~

나는 소년에게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소리로 말해줬다.

소년의 기분은 이미 세상을 가진듯이 보였다.


 

할아버지는 손주녀석을 위해서 노를 젓고 또 젓고...

아....부럽다.

난 울 할아버지 얼굴도 보지못했는데....

그대신 너무 따스했던 아버지가 계셨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저 평화로운 모습.

무진정에서 바라 본 것이 어디 녹음뿐이랴?

 

소년아 넌 아직 모르지?

할아버지가 네게 준 이 선물같은 시간들이 너의 어린날들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건지.

 

 

건너쪽에서 소년의 엄마는 계속 폰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두 남자의 뱃놀이를 담았다.

 

 

같은 곳을 향해서 보는 소년과 할아버지.

6월의 마지막주말 소년과 할아버지의 뱃놀이는 내게도 어린날들의 아름다운 기억을 들춰내기에 충분했다.

 

 

소년이 저 다리 아래를 지나가고 싶었나보다.

할아버지께서 낮아서 안된다고 설명하시는듯 보였다.

 

 

물속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니 아이야?

아마도 네가 훗날 기억할 수 있는 꿈이 있을지도 모른단다.

 

 

뱃터리가 나갔다는 소년의 엄마는 두 남자의 뱃놀이를 더 담지 못한게 아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때요, 이미 두 남자의 가슴엔 오늘의 시간들이 그대로 각인되어 있을텐데요.

 

 

짧았던 뱃놀이었지만 마치 한여름날의 꿈인듯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꼬마야 네가 어른이 되어서 네 기억속의 수많은 뿌리들중

할아버지와의 시간들이 더욱 더  튼튼하게 자리잡고 있길 바랄게.

 



작성자: 꿈꾸는 J
출처 : http://blog.daum.net/brunchcafe/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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