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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약시장, 분양권 장사 안 하면 바보?

부산 청약시장, 분양권 장사 안 하면 바보?

기사승인 2015. 07. 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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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발표 무섭게 매물로 나오는 분양권 많고, 웃돈도 수천만원
"분양권 손바뀜 과정에서 불어난 웃돈 결국 실수요자 몫…주의 필요"
해운대자이2차
부산 ‘해운대 자이 2차’ 견본주택 앞 특별공급 청약 신청을 위해 몰린 손님들./제공=GS건설
#. “해운대 자이 2차 당첨됐습니다. 계약서 작성하고 바로 매도하려고 하는데, 프리미엄 얼마인가요?”

지난 3일 부산의 한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해운대 자이 2차’와 관련된 글들이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전날인 2일 ‘해운대 자이 2차’ 당첨자 발표가 있었는데, 발표 나기가 무섭게 분양권을 팔겠다는 사람들과 이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게시판을 도배한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당첨자 발표를 기점으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5일 부산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운대 자이 2차’ 84㎡와 74㎡ 고층은 7000만원, 저층은 4000만원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S공인 관계자는 “어제가 당첨자 발표였는데 지금 벌써 일반 분양에서 나온 분양권 15개 정도를 확보했다. 가구 수 자체가 많지 않은 걸 감안하면 우리가 매물을 많이 확보한 편이다”면서 “이 중 2~3개는 오늘 중으로 팔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해운대 자이 2차’의 높은 프리미엄과 활발한 분양권 거래는 청약 전 이미 예견됐다. 작년부터 부산 아파트 청약시장에는 입지가 좋거나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인 경우 어김없이 구름인파가 몰렸고, 이후 분양권 거래도 활기를 넘어 과열 양상을 띠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장전’은 958가구 일반분양에 무려 14만명이 청약해 작년 전국 청약자수 1위 아파트로 기록됐다. 정당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이미 5000만~7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던 이 아파트 분양권에는 현재 8000만~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 4월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부산 광안더샵’에는 91가구 일반분양에 총 3만4496명이 청약해 평균 37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해운대 자이 2차’ 역시 340가구 모집에 12만369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64대 1을 기록했다.

문제는 분양권 판매 차익만 챙기고 빠지는 투기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부산지역 주택 거래량은 총 3만8650가구이고, 이 중 분양권 거래는 1만3991건으로 전체의 36.2%에 이른다. 지난해 분양권 거래량이 전체 주택거래량(9만9176건)의 34.9%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들어 더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분양권 거래는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계에 안 잡힌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산 주요 입지 브랜드 아파트에 청약하는 사람 대부분은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면서 “이렇다보니 1순위 통장이 있으면 너도나도 일단 뛰어들고 보는 분위기와 프리미엄 받고 빠지는 게 뭐 어떠냐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과열은 보통 거품 붕괴를 부르고 이는 고스란히 후발로 시장에 뛰어든 실수요자들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권 손바뀜 과정에서 불어난 프리미엄은 마지막 입주 시점에 실수요자들의 몫이다”면서 “입주 물량 증가로 시세가 하락하면 그 손해는 결국 실수요자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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