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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 찾은 한국계 입양인, 초등학교 일일교사로 변신

모국 찾은 한국계 입양인, 초등학교 일일교사로 변신

기사승인 2015. 07. 0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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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등명초등학교에 양부모 및 한국계 입양인 등 22명 방문…7개 교실서 수업 진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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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등명초등학교에서 열린 아시아입양봉사회의 입양자녀 모국학교 방문 행사에서 다나 슈라프만씨((Dana Schlafman·왼쪽)가 6학년 난초반 학생들에게 미국의 명절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songuijoo@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등명초등학교에서 미국으로 입양간 한국계 미국인과 양부모가 깜짝 교사로 변신했다.

이번 학교 방문은 비영리단체인 아시아입양인봉사회((ASIA Families, Inc. 이하 아시아)가 한국계 입양인의 ‘뿌리찾기운동’ 일환으로 올해 모국 방문을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수업에 앞서 등명초는 시청각실에서 입양가족에게 일일 명예교사 위촉장을 전달했다.

학교를 방문한 입양가족들은 미국 워싱턴 D.C나 펜실베니아주 등 동부지역에 살고 있는 양부모 10명과 입양 어린이 7명, 성인 입양인 5명 등 2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3~6학년 7개 교실에 각각 배치돼 40분가량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수업은 미국의 뮤지컬의 역사, 미국 독립기념일, 명절, 자신들이 거주하는 펜실베니아·버지니아·메릴랜드주 등의 환경이나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일 교사들은 미리 준비해온 파워포인트나 사진 등을 노트북이나 텔레비전(TV) 화면에 띄우거나 오디오로 음악을 트는 등 시청각 자료를 활용했다.

한국계 입양인 다나 슈라프만씨(Dana Schlafman·44세)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 초등학교의 모습을 접한 뒤 감정이 복받친 듯 보였다.

1974년 서울 성북구 미아리 인근에서 발견된 뒤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그는 "'내가 입양되지 않고 한국에 살았다면 이런 학교에서 생활을 하고 교육을 받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한국인 이구나', '여기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장난도 치고 말썽도 피웠지만 아이들이 너무 순수하고 착한 것 같다.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고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한국 아이를 입양한 양부모들도 교사로 참여했다. 5학년 난초반 수업을 진행한 카라 오코널씨(Cara Oconnor)와 숀 오코널씨(Shaun Oconnor)는 탭댄스를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마스 아이와타씨(Mss Iwata)와 캐롤린 아이와타씨(Caroline Iwata)는 5학년 매화반에서 미국인들이 독립기념일에 거리를 행진하는 문화를 소개한 뒤 그 모습을 재연하기도 했다.

마스씨가 미국 국기를 들고 복도로 나서자 학생들이 그 뒤를 따르며 행진했으며 또 미국의 화폐를 직접 보여주고자 1달러짜리를 거북이 모양으로 접어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입양가족들은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등명초는 4~6학년생으로 구성된 국악관혁악단의 가야금으로 연주한 ‘렛잇비(Let it be)’와 관현악 합주인 ’산도깨비’, ‘가시버시’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입양가족들이 장구와 북 등 한국 전통 악기를 직접 연주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아시아를 설립한 송화강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입양인들이 한국 학교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사체험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입양인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형태의 체험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입양인봉사회는 미국에서 2009년 8월에 설립돼 한국계 입양인과 입양가족의 사후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비영리단체다. 아시아는 지난달 26일 입양가족들과 한국을 방문해 오는 6일까지 부산, 경주 등을 돌며 입양인들이 모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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