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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업계 “엘리엇ㆍISS 합병논리, 건설ㆍ상사업 특성 무시”

회계업계 “엘리엇ㆍISS 합병논리, 건설ㆍ상사업 특성 무시”

기사승인 2015. 07.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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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회계업계가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을 순자산 가치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의 주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삼성 측에서만 합병 찬성 논리를 제기해온 점을 고려하면 관련 업계가 이번 합병 비율 타당성을 주장하는 건 이례적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3대 주주로 순자산 가치가 아닌 주가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1대 0.35)이 삼성물산 주주에 불리하다며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6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순자산 변동폭이 큰 삼성물산의 건설·상사업 특성상 순자산 가치로 합병비율을 산정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 주장대로 순자산 가치로 삼성물산을 평가하면 왜곡이 일어날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영위하는 건설·상사업 특성상 금융기관 등과 달리 순자산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특정 시기를 정해 순자산가치를 따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순자산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정도 급증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올해 1분기 순자산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가량 감소했다. 증가인지 감소인지를 제외하고 변동만 보면 삼성물산의 변동 폭이 10배 이상 심한 것이다.

이는 삼성물산의 자산은 ‘주수익원’이 아니지만 신한은행의 자산은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순자산이란 자산총계에서 부채를 뺀 금액으로 순자산 가치가 높으려면 부채 대비 자산이 많아야 한다. 유동 자산으로는 현금성자산이 있으며 비유동자산은 건물 같은 고정자산과 특허권 같은 무형 자산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신한은행 같은 금융기관의 경우 이런 자산이 일정하게 수익과 이어지므로 삼성물산에 비해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은 대출 자체가 ‘대출자산’이 되며 이를 통해 수익을 얻기 때문에 자산 가치 평가가 적절하다는 의미다. 항만운영업체도 항만 자체가 고정자산으로 분류되는 데다 수수료 발생 등으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해 자산 가치로 평가해도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삼성물산의 주요 사업인 건설업은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금융기관의 대출자산 같은 자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게 IB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건설업체의 자산은 사무용 빌딩과 각종 투자부동산 등이지만 영업과 크게 관계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물산에 대한 가치 평가는 엘리엇 주장대로 제무상태표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사 수주 능력 등을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같은 대형 건설업체는 기수주 계약과 진행 중인 공사의 현금흐름 및 수익성, 신규수주 능력을 통해 미래 수익성을 봐야 한다”며 “이럴 경우 미래현금흐름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가치 평가를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기관투자가서비스)도 최근 엘리엇에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순자산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엘리엇 주장대로 순자산가치를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산출해도 ISS가 제시한 합병비율 1대 0.95는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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