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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재계 총수, ‘사과’도 전략

[기자의눈] 재계 총수, ‘사과’도 전략

기사승인 2015. 07.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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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박병일 산업부 기자
“안타까움과 유감의 뜻을 표한다.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지난 3일 울산시 남구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 폭발로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대책중 일부다. 예상치 못한 사고였지만 한화는 총수가 직접 사고수습을 지시하고 보상범위를 밝히면서 더 큰 사회적 불신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했다.

지난해부터 사건·사고에 대해 대기업들 총수가 직접 전면에 나서 사과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총수들의 사과가 하나의 경영전략이 됐다고 평하기도 한다. 다만 최근 사과형태는 과거 형식적인 관례처럼 이용됐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룹 승계와 비자금 의혹 등등 부정부패와 맞물린 사건이 있을 때 여론의 뭇매에서 벗어나기 위한 면피용 카드로 사용됐던 것과는 달리 진심어린 책임통감에서 나오는 모습이 나타나곤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고 대화를 나눴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 초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 주식이 급락한 것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회피’보다는 ‘책임’을 먼저 생각한 행동이었다.

일반적으로 사과는 ‘잘못이 없지만 미안하다’의 논리가 아닌 ‘잘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받아들이는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다. 늦은 사과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과의 타이밍’은 기업을 이끄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덕목이다.

동방성장·상생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이지만 이런 부분에서 만큼은 아직 ‘나몰라’식으로 대처하는 총수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많은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뿐 아니라 화학물질 유출·화재· 폭발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협력업체이기에 우리가 할 것이 없다”식으로 대처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기업의 총수들은 최근 진심어린 사과를 한 총수들을 타산지석 삼아 사과가 사회에 믿음을 주는 신뢰경영의 첫 걸음이라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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