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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열전]“성과로 말하겠다”…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익보다 고객 수익 최우선

[금융CEO열전]“성과로 말하겠다”…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사익보다 고객 수익 최우선

기사승인 2015. 07.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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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_미래에셋_박현주회장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는 시침과 분침이 없는 시계가 걸려있다. 매일매일 수없이 오르내리는 주가에 흔들리면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시간을 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라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분산과 장기투자’의 개념을 형상화한 이 ‘바늘 없는 시계’를 두고 자칭 타칭 ‘워커홀릭’으로 일컬어지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스타일로 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로도 회자되고 있다.

긴 해외 출장길에 자주 오르는 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결정적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임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편지에 실어 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때마다 그의 편지는 화제가 됐다.

6일 미래에셋에 따르면 지난 3월 호주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편에 몸을 실은 박 회장은 비행기 안에서도 편지 한통을 써내려갔다. 박 회장은 편지를 통해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저금리와 부채 증가를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한 자산의 수익률 증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고객들이 미래에셋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자산배분 능력과 서비스 질을 혁명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을 때는 예상보다 이머징마켓의 하락폭이 컸다는 고백의 편지를, 2011년에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와 미래에셋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하는 편지를 썼다. 자산다각화와 글로벌 추진 전략도 편지로 공개하면서 임직원들과 회사의 비전을 나눴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는 조바심을 갖지 말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창업 당시부터 ‘고객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다. 모든 투자 결정은 고객이익에 부합해야만 한다는 고객우선의 경영 원칙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2012년에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지 못한 점을 사과하기 위해 투자자에게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올 초 신년사에서 “퀄리티 경영은 고객과 ‘동맹’을 맺는 것이다. 마음속에 고객이라는 단어를 다시 새기자”고 역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사장단 회의를 열고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관행 철폐를 선언했다. 계열사 이익보다 고객 수익률이 중요하다는 박 회장의 ‘고객동맹’ 철학을 반영한 결과다.

박 회장의 이같은 고객동맹 철학은 미래에셋의 끊임없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궤를 같이한다. 미래에셋과 ‘글로벌’이란 단어는 일맥상통한다고 인식되는 만큼 10여년 전부터 다른 경쟁 기업들이 가지 않는 글로벌 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국내에서 고령화와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진행되면서 고객자산 운용의 한계도 인식하게 됐고, 글로벌 분산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국내 시장은 최현만 수석부회장에게 맡겨두고 자신은 ‘블루오션’인 글로벌 시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박 회장이 1년 중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는 것도 그 일환이다.

박 회장은 자신있게 ‘미래에셋을 믿고 글로벌 자산배분을 해달라’며 고객들에게 얘기한다. 미래에셋이 해외로 투자 지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고객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노력인 동시에 미래에셋만의 경쟁력이 됐다.

2003년 홍콩법인을 설립한 이래 현재 전세계 12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글로벌 투자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의 일관된 철학은 총 운용자산이 국내외 총합 70조원을 넘어서는 회사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미래에셋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과 한국 펀드 시장 개척을 높이 평가해 ‘케이스 스터디’로 심층 조명한 바 있다. 아시아 기반 자산운용사 중에는 처음이다.

증권사 재직 시절 가는 곳마다 전국 1위 지점으로 만들면서 박 회장에게는 늘 ‘최연소’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런 그가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해 현재의 국내 굴지의 투자전문그룹을 일구면서 ‘샐러리맨 신화’로도 기록됐다. 또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 ‘박현주 1호’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간접투자 시대를 개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프로필
△1958년 광주 출생 △1986년 동원증권 입사 △1991년 동원증권 중앙지점 지점장 △1995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고위경영자과정 수료 △1996년 동원증권 강남본부장 이사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 설립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설립 △1999년 미래에셋증권 설립 △2001년~ 미래에셋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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