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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K-팝 현장] 3000명 한류팬 운집, 인도 K-팝 예선현장

[인도 K-팝 현장] 3000명 한류팬 운집, 인도 K-팝 예선현장

기사승인 2015. 07. 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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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한류 쓰나미가 불어닥쳤다"...인도 동북부, 한류 주류 대중문화로 자리
미조람 케이팝
2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미조람(Mizoram)주 주도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동북부 지역예선에 한류 팬 3000여명이 몰렸다./사진=하만주 인도 뉴델리 특파원
김금평 인도한국문화원 원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동북부 미조람(Mizoram)주 주도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동북부 지역예선을 지켜보면서 였다.

참가자 프리얀카(Priyanka)의 노래에 스마트폰 불빛과 함성으로 화답하는 한류팬들의 반응을 보고 울컥했다고 했다. 프리얀카는 10대 청소년으로 이번 지역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아쌈(Assam)주에서 오빠와 함께 왔다. 그녀는 이날 다비치의 ‘미워도 사랑하니까’를 불려 노래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날 행사는 아이졸시의 축제였다. 공연시작 수시간 전부터 한류팬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경찰은 1시간 전부터 공연장 출입을 제한했다. 이미 수용인원 2000여명을 넘어선 탓이었다. 입장하지 못한 1000여명은 체육관 벽을 비춘 프로젝트 화면으로 현장을 지켜봐야 했다.

팬 대부분 10~20대 청소년이었다. 여성팬이 80%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한국 드라마 팬인 중년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한국식 패션과 화장으로 멋을 내고 있었다.

특별한 식전행사는 없었다. 배경음악이 전부였다.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면 마치 가수가 직접 등장이라도 한듯 환호를 하면서 몸동작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렸다. 인도 내 최고의 오지로 꼽히는 이곳에서도 한류 스타들의 동정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여대생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K-팝을 즐겨 듣고 있다”며 “이준기 팬인데 한국 사람들이 멋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10대 청소년은 “K-팝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춤과 추기도 한다”고 했다.

푸 랄린모야 랄테 환경산림부 장관은 축사에서 “우리는 1970~80년대 한국의 기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제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라는 ‘행복한’ 쯔나미가 미조람에 불어닥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만국공통어라고 하는데 오늘 밤은 K-팝이 이곳 미조람의 언어”고 했다.

마니샤 삭세나 행정 담당 차관은 “K-팝의 성공을 의심치 않는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미조람이 K-팝의 수도(capital)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김금평 원장은 “이번 예선이 한국과 미조람주 간 본격전인 교류의 첫 발걸음”이라면서 “지금까지 한국을 짝사랑해 온 미조람이 한국에 잘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팬들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환영사의 축사에서 ‘Korea’가 나올 때마다 환호로 화답했다.

예선에 앞서 전통 대나무춤 공연이 시작됐다. 미조람주는 주 전체 산림의 30%가 자생 대나무 20여종으로 뒤덮여 있고, 인도 내 생산량(연 8000만t)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예선에는 댄스 부문 9개 팀과 노래 부문 7개 팀이 참가했다. 댄스 부문 1위와 2위는 ‘Frozen Crew(미조람주 출신 남성 7인조)’, ‘Be Bangtan(아쌈주 출신 남성 10인조)’이 각각 차지했다. 이들은 노래 부문 1위 프리얀카와 함께 오는 8월 28일 델리시에서 열리는 결선에 참가한다.

미조람 입상자
인도 미조람주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년 인도 K-팝 콘테스트’ 동북부 지역예선에 참석한 이병선 한국관광공사 뉴델리 지사장(뒷줄 왼쪽부터), 김금평 인도한국문화원 원장, 푸 랄린모야 랄테 미조람주 환경산림부 장관, 가수 정혜민이 8월 28일 델리시에서 진행되는 결선 진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인도 뉴델리 특파원
팬들은 3시간 이상 이어진 경연 내내 함성과 박수로 공연 분위기를 달구었다. 문화원 관계자는 “이곳의 열기는 지난해 결선 때보다 뜨겁다”며 “이는 한국이나 한류층이 두꺼운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본 등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참가팀의 경연에 이어 가수 정혜민의 축하공연이 이어져 또 한번 공연장은 환호에 휩싸였다. 경연에 이어 참가팀은 한국 일행이 묵고 있는 주정부 운영 게스트하우스에서 진행된 음식과 춤 댄스가 어울러진 뒷풀이에 참석했다. 뒷풀이는 제2의 경연을 연상케 할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체육관의 경연을 아이스댄싱의 ‘쇼트 프로그램’에 비유한다면 뒷풀이는 ‘프리 스타일’로 모두가 승자였다.

앞서 푸 랄탄하울라(Pu Lalthanhawla) 주총리는 이날 낮 12시 한국 일행을 공관으로 초청해 △한류 △한국과 미조람주의 관계 △미조람의 현재와 향후 발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면담은 당초 20분이 예정됐으나 80분 동안 진행됐다. 주총리 부인이 동석했으며 교사로 일하고 있는 딸이 한류의 인기에 대해 말을 보탰고, 며느리가 일행을 위해 다과를 대접했다. 랄탄하울라 주총리 가족은 아이졸시에 살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김상수)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미조어를 유창하게 말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랄탄하울라 주총리는 42세인 1984년 5년 임기의 주총리에 취임해 공백기 6년을 제외하고 25년간 주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1990년대 내한해 대구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미조람주는 이번 행사를 주정부 차원에서 지원했다. 인도한국문화원 관계자들과 가수 정혜민 일행이 탄 프로펠러형 항공기가 렝푸이(Lengpui) 공항 활주로에 도착하자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꽃다발을 증정했다. 방송국 취재팀의 취재도 벌어졌다. 공항 VIP룸에서 잠시 휴식을 하는 사이 정혜민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주정부 관계자와 취재진이 줄은 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공항을 지키는 간부급 군인들도 공항을 나서는 ‘한류스타’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기념촬영을 청했다. 이날 오후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조람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이 진행됐고, 일행의 소식은 다음날 지역신문 ‘미조람포스트’에 주요기사로 보도됐다.

미조람 케이팝
푸 랄린모야 랄테 인도 미조람주 환경산림부 장관이 아이졸(Aizawl)시 미조람 대학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된 동북부 지역예선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가수 정혜민(왼쪽)과 김금평 주인도한국문화원 원장에게 전통의상을 선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만주 인도 뉴델리 특파원
이날 저녁 시내 한 대형 홀에서 진행된 환영만찬에는 랄테 장관이 참석, 일행 모두에게 전통 의상·모자·가운형 가방을 선물했다. 이어 전통무용 ‘체이 람(Chheih Lam)’과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랄테 장관은 한국에 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간단한 한국말도 했다. ‘대나무의 본산지’ 미조람주의 주무장관답게 한국의 대나무 도시 담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한편 인도 내 한류의 확산은 자생적인 팬과 인도한국문화원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원은 2012년 인도 K-팝 콘테스트를 시작했다. 1~2회는 델리시에서만 진행했으나, 2014년부터 델리시·뭄바이시·첸나이시·나갈랜드주 등 4개지역 예선과 델리시 결선으로 분리해 실시했다. 이어 올해 인도 내 7개 지역과 네팔에서 예선을 진행하고 있다.

한류 관련 소식은 실시간으로 페이스북 홈페이를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실제 한국 문화원 측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로즈 베로 씨(여 델리시 거주)는 자정 넘게까지 이날 행사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었다. 베로 씨는 2012년 콘테스트 2위 입상자로 해외공연 등을 하면서 시간이 나면 한류 소식을 전하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8월 결선에는 제아제이(ZE:AJ) 임팩트 등이 심사위원 또는 축하공연자로 참석한다. 이어 이들과 틴탑 베스티(BESTti) 알맹 100% 임팩트 등 ‘한류 가수’들이 다음날 ‘필코리아 인 뉴델리 K-팝 콘테스트 인디아’ 공연을 할 예정이다.

문화원 측은 이날 결선과 다음달 공연이 한류가 인도 내에서 크게 확산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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