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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암살’ 하정우, “김윤석·전지현 덕분에 최동훈 감독 친근감 형성”

[인터뷰]‘암살’ 하정우, “김윤석·전지현 덕분에 최동훈 감독 친근감 형성”

기사승인 2015. 07. 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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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로 스크린 복귀, 최동훈 감독과 첫 작업
극중 상하이 청부살인업자 하와이피스톨 역 맡아 호연
1000만 돌파?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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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하정우 /사진=이상희 기자
배우가 강렬한 캐릭터로 소위 대박을 터트렸을 경우 그 배우에게 어떤 하나의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하정우는 예외다.

영화 ‘추격자’의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해 강렬한 존재감으로 눈도장을 찍은 하정우. 그는 영화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등을 비롯해 이번 영화 ‘암살’의 비밀스런 청부살인업자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임을 입증했다.

하정우의 스크린 복귀작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 ‘타짜’·‘도둑들’ 최동훈 감독과 하정우·전지현·이정재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암살’을 처음 보고 나서 감독님에게 ‘영화가 감동이 있네요’라고 말했어요. 특히 조승우 씨가 등장하는 해방신을 인상 깊게 봤어요. 그전에는 ‘해방하면 당연히 기뻤겠지’라고 머리로만 느꼈다면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환희가 가슴에 전해지는 울림이 있더라고요. 사실 그 감정 때문에 그런지 아님 제가 그때 고생을 많이 해서 제 연민에 빠진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때 ‘허삼관’ 후반 작업을 하느라 힘들었거든요. 하하.”

하정우는 ‘암살’에서 돈만 주면 누구든지 처리해주는 상하이의 청부살인업자 하와이피스톨을 연기했다. 그는 다른 배우보다 늦게 ‘암살’에 합류했지만 최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무엇보다 하와이피스톨은 최 감독이 하정우를 염두하고 쓴 캐릭터기 때문에 역할에 몰입하기가 더 수월한 부분도 있었다.

“제가 다른 배우들보다 준비하는 게 늦었고 ‘허삼관’도 하고 있어서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감독님과 자주 만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하와이피스톨은 신비로움이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제가 맡았던 전작들의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추격자’ 영민도 전사가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잖아요. ‘범죄와의 전쟁’ ‘더 테러 라이브’도 그렇고요.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영화가 흘러가면서 관객들이 상상하고 채워갈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에 끌림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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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와 최 감독의 만남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정우가 그동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윤석·전지현 등이 최 감독과 작업 경험이 있어 그들로부터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 감독과 사석에서도 만나 “작품 같이 한 번 하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에 대한 친근감을 형성하는데 김윤석 형과 전지현 씨의 역할이 컸어요. 윤석 형에게 ‘전우치’ 때 이야기를 들었는데 따지고보면 2009년부터 감독님과 자연스러운 관계가 형성됐던 거죠. 지현 씨 또한 저와 ‘베를린’을 할 때 ‘도둑들’ 촬영이 정말 즐거웠다며 저와 최 감독이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최 감독은 동네 형 같은 수수함이 있어요. 동네에서 자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암살’을 자연스럽게 준비했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 팀에 들어오게 된 것 같아요.”

하정우는 이렇게 성사된 최 감독과의 작업에서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신인감독으로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하정우는 ‘롤러코스터’ ‘허삼관’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최 감독을 비롯해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 등 스타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감독님을 현장에서 봤는데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라는 것을 느꼈어요. ‘저 감정은 누구도 이길 수 없겠구나. 관객들에게 당연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제가 당시 ‘허삼관’을 막 찍고 넘어갈 때였는데 많이 반성했어요. 저야 말로 멋모르고 머리로 영화를 찍었던 것 같아요. 박찬욱 감독님도 그렇고 그동안 함께 했던 윤종빈·류승완 감독님 모두 매번 마음고생하고 힘들어하는 거 보면 연출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두 작품을 연출하면서 느낀 건, ‘배우로서 어떻게든 이 작품에 도움이 돼야 한다’에요. 팀워크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하정우는 전작 ‘베를린’에 이어 이번 ‘암살’에서도 전지현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두 사람은 극중에서 묘한 러브라인을 펼쳐낸다.

“‘전지현과 케미(케미스트리)가 좋다’고 이야기 해주시는데 아마 멜로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베를린’의 후광일수도 있고, ‘암살’에서 둘의 관계를 절제 있게 표현해낸 최동훈 감독의 센스일수도 있죠. 전지현과는 연기를 떠나 생각하는 것과 이야기하는 게 잘 맞아요. 지현 씨는 저만 보면 기분이 좋대요. 한국에서 유일하게 제 개그를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하. 근데 지현 씨에게 ‘내 세 번째 연출작에 출연해야죠?’라고 물었는데 대답을 안하더라고요. 하하.”

하정우는 그동안 영화 ‘추격자’를 비롯해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군도:민란의 시대’ 등에 출연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그러나 ‘1000만 관객 흥행’의 운은 없었다. 최고 흥행 성적은 2009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돌파한 ‘국가대표’다. ‘암살’은 개봉 7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 중이다.

“개봉주 월요일부터 예매율을 계속 봤어요. 관객들 반응이 좋은 것 같더라고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 좋겠죠. ‘암살’ 출연 배우 중 저와 이경영 선배만 1000만 작품이 없더라고요. 둘 다 다작했는데, 하나가 안 걸리네요.(웃음) 사랑은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거니까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어요. 8월에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개봉하는데 두 영화가 쌍끌이 흥행을 하면 더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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