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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 “불화 스님들 전통의 맥 이어야”

[인터뷰]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 “불화 스님들 전통의 맥 이어야”

기사승인 2015. 07. 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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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미술의 산실 마곡사 ‘금어원(金魚)’ 복원 사업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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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원경 주지 스님이 금어원(金魚)‘복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다은 기자
우리나라는 근대 이전 전통회화의 창작과 지원활동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 ‘도화원’ 또는 ‘도화서’그리고 민간차원으로 사찰에 금어원(金魚)을 두고 전통미술을 집단적으로 계승하고 창작활동에 종사하도록 하는 집단 창작과 교육 기관의 전통이 있다.

특히 사찰에 설치됐던 ‘금어원’은 단청·불화·불상 등 불교예술 전반에 걸쳐 기량이 뛰어난 화승들이 작품 활동에 종사하며 공동으로 제자를 길러내고 전통기예를 전수해왔다

이들은 전국 사찰의 불상, 탱화, 단청의 제작 수요에 부응해 불교예술을 발전시켜왔으며 많은 국보급 문화유산을 우리에게 물려줬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남방화소 계룡산파의 본산인 충남 공주의 마곡사 금어원이다.

망실되어가는 전통미술에 대한 기술과 기량이 선대로부터 후대로 원활하게 전수되고 문화재 보존 관리의 철저를 기하는 ‘마곡사 금어원’을 복원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상선 중부취재본장이 마곡사 주시 원경스님을 만나 ‘금어원 복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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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 본지 중부취재본장이 원경 마공사 주지스님을 만나 금어원에 대해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정다은 기자
-불교 금어원 복원사업이 마곡사에 건립 추진 배경은

“불화를 그리는 스님들을 ‘금어’라고 부른데서 따온 ‘금어원’, 마곡사 금어원 복원은 전국각지에 흩어진 불화를 하는 스님들이 전통의 맥을 잇자는데 뜻을 두고 있다. 백제 때 창건된 마곡사는 고려의 오층석탑, 조선의 세조어필 등 많은 문화유산
과 일제 감점기 때 총독에 항거한 만공 월면 스님, 독립을 위해 분투한 김구 선생의 발자취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서 깊은 사찰로 근대 불화의 전통을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금호 약효 스님에서 시작된 마곡사 불화의 전통은 문성과 일섭 스님을 거쳐 석정 스님에 이르기 까지 현재 활동하는 많은 화사들의 원류가 되고 있다. 불화는 마음의 붓으로 부처님을 그려 산출해낸 작품이며 불모들이 조성한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위용에 불자들은 감화돼 가랑비에 옷 젖듯 불심이 깊어졌고,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정신적 의지처가 됐다. 문화는 선조들의 슬기와 삶의 모습이 그대로 전승 된 산물이다.”

-불화의 대표적인 작품이 있다면,

“고려시대에 제작된 ‘감지은니묘법연화경’(1388, 보물 제269호)을 비롯해 문화재와 마곡사 계보의 화승들이 참여해 제작한 신원사 ‘신중도’(1907), 표충사 ‘천수천안관음도’(1930), 흥천사 ‘감로도’(1939) 등 수백점이 있다.
또 세조의 어필로 알려진 ‘영산전靈山殿’ 편액과 정조 때의 명필 조윤형曺允亨(1725-1799)의 ‘심검당尋劍堂’ 편액, 범종(충남 유형문화재 제62호), 향완(충남 유형문화재 제20호), 과거칠불 중 구류손불拘留孫佛로 알려진 17세기 목조여래좌상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마곡사 괘불 탱화
마곡사 괘불 탱화
-마곡사에 주재하며 활동한 화승은
“화승 약효(若效, 1846-1928)와 그의 제자들로 현재까지 가장 왕성하게 이어지고 있는 계보중 근·현대기의 문성(文性, 1867-1954)과 일섭(日燮, 1900-1975)은 서구문물의 유입과 함께 증폭된 새로운 시각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부응하는 새로운 요소들을 불화에 적용시켰던 화승들로 유명하다.

특히 이들 문하 중에 문성과 병문(秉文)은 서양화법을 잘 구사해 근·현대기 불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불교교단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파괴된 사찰을 정비하기 위해 재건불사를 수행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그림을 담당하는 화승(畵僧)들이 늘어나 한 불화에 적게는 두어 명 많게는 수십 명이 무리를 지어 제작하기 시작한다. 불화를 그리는데 많은 화승들이 참여한 것은 화폭이 큰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수의 불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분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었다. 그 가운데 화승들을 이끈 우두머리 화승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그들을 중심으로 불화 제작이 활발해졌다.”


-불화 화승들의 지역별 활동이 있다면
“18세기 대표적인 화승인 전라도의 의겸(義謙), 경상도의 의균(義均)과 임한(任閑) 등을 비롯해 19세기 신겸(信謙), 응상(應祥) 등 많은 화승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화승들의 활동이 지역적인 연고를 중심으로 폭이 넓어졌다. 서울·경기 남양주 흥국사(興國寺)를 중심으로 활동한 응석(應釋), 강원도 금강산을 무대로 활동한 철유(喆侑)와 축연(竺衍), 그리고 마곡사와 계룡산 일대에 많은 불화를 남긴 약효와 그의 제자 문성, 정연(定淵), 만총(萬聰) 등을 들 수 있다.
근대기 마곡사에는 일제강점기의 고승 만공(滿空) 월면(月面,1871-1946)이 주지로 있었고, 승려로 생활했다. 불화제작소였던 마곡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마곡사 화승을 대표하는 불모 금호당 약효(錦湖堂 若效, ?~1928) 스님과 전국에 흩어져 있는 그의 도반과 제자들이 계룡산 불화소의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마곡사 금어원 복원사업은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일섭스님 후학들로 석정스님을 비롯해 13인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현재 300여스님이 활동 중이다.”

-마곡사 금어원 사업 마스터플랜은 나와 있나요,

“마곡사 금어원 복원 사업 총 사업비 85억3000만원 △사업규모, 부지 6480㎡(2000평, 마곡사 경내지) 건평 1286㎡(390평) △사업예정지,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605외(마곡사 경내) △사업구성, 대형 미술 작업실 60평 (괘불 등 대형 미술작품), 중형 미술작업실 40평(단청, 탱화등 작품제작실), 조형작품작업실 30평(불상, 불단등 장엄 설치미술), 재료보관 및 작품수징고 80평, 전시실 70평, 교수진 및 전수자 숙소공간 70평, 기타 생활편의시설(식당, 세면장, 화장실등) 40평, △사업효과 불화·불상·단청 등 전통불교미술의 원형보존 및 계승, 전통 불교미술 전숙교육 및 후계자 양성, 불교미술 기록, 자료 등의 수집, 전시, 발간 및 조사연구, 불교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스승의 선양 및 홍보, 체험과 교육을 통해 불교미술의 대중화와 세계화, 역사와 문화를 담은 문화콘텐츠로 관광자원화해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 기타 불교미술 문화진흥사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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