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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수장들, 연이은 자사주 매입

금융권 수장들, 연이은 자사주 매입

기사승인 2015. 0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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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보다는… '책임경영 강화'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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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수장들이 사비를 털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금융권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데에는 투자목적보다 책임경영 강화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로 인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시기를 보면 각 업계가 당시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판별할 수 있다.

최근 자사주를 매입한 금융권 CEO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다. 22일 이 행장은 자사주 1만주를 장내 매입했다. 하지만 이 행장이 자사주로 웃는 표정을 짓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재 민영화 지연으로 우리은행의 주가는 연일 최저점을 찍고 있다. 2만원에 달했던 주가는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900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로 인해 이 행장의 평가손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입한 1만주까지 총 2만주에 대한 평가손실은 28일 종가인 9170원으로 계산했을 때 1920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시기에 이뤄진 자사주 매입은 내부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여 신속한 민영화를 이루겠다는 이 행장의 의지로 평가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서 주가방어에 앞장 서기로 유명하다.

윤 회장은 부사장 시절인 2011년 6월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지자 6거래일 간 평균 4만9295원에 3910주를 사들였다. 그해 9월 주가가 3만원 대로 내려앉았을 때도 추가로 990주를 매입했다. 이렇게 매입한 자사주는 부사장 직위에서 물러날 때도 팔지 않았다.

올해 7월 7일에도 회장 부임 이후 처음으로 3거래일 간 주당 3만6020원에 4700주를 매입했다. 총 1만주의 평가손실액은 28일 종가 3만5750원 기준으로 약 6000만원에 이른다. 윤 회장의 투자 성적은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형편없지만 최고경영자로서 책임경영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사주 소유한 CEO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장 시절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총 5만100주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주가는 외환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노조가처분 신청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회장 취임 후 매입한 4725주에서 28일 종가(2만8150원) 기준 2520만원가량 평가손실을 입은 상태다.

주식교환 방식으로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의 100%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후 이어진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통합은행을 이룩한 뚝심으로 평가받는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취득한 자사주에서 최다 평가손실액을 기록했다. 한 회장은 재임 중 신규로 보유한 3만7040주에 대해 28일 종가(4만450원)로 따졌을 때 1억9500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다만 지난 4월 6일 취득한 2만4610주의 경우 한 회장이 매입한 주식이 아닌 장기성과연동 보상 차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과거 3년치 성과급이 주식형태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들에게 CEO는 내부정보에 빠른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비정기적으로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면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CEO들에게도 인센티브에 대한 동기부여 등이 작용하므로 회사의 경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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