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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턴기자의 눈] 가장 비겁한 인권 침해 ‘악플’

[대학생 인턴기자의 눈] 가장 비겁한 인권 침해 ‘악플’

기사승인 2015. 07. 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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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비판’과 ‘비방’ 구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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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정 대학생 인턴기자
악플은 가장 비겁한 ‘인권 침해’다.

지난해 한 실태조사에서 ‘최근 1년간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학생 응답자의 14%, 성인 응답자의 17.4%가 ‘그렇다’고 답했다.

더 이상 악플은 소수의 병리적인 현상이 아니다. 양적·질적 측면에서 이미 도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악플에 대해 충분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惡’과 ‘reply’의 합성어인 악플은 고의적인 악의가 드러나는 비방성 댓글을 의미한다. 악플이 처음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은 2000년대 중반으로 불과 10여년 전이다. 하지만 악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인권 침해’가 인터넷 매체를 만나 새롭게 변형된 형태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악플의 본질은 인권 침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보통 사람들은 인권 침해의 대상을 곧 사회적 약자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의 인권 침해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때로는 현장을 촬영해 인터넷에 공유하거나 언론사에 제보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악플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인권 침해와는 다른 취급을 받는다. 악플을 옹호하는 사람은 없지만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도 드물다.

인권 침해에도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정도가 약하다고 해서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악플이 인권 침해라는 것은 그동안 무심코 넘어갔던 악플을 자신을 향한 말이라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인간적으로 너무하다. 그럼에도 악플러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악플은 하나의 표현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일까.

댓글은 자유로운 소통의 창구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롭다. 하지만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해서 근거 없는 루머, 인신공격, 성희롱이 허용된다고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일상에서는 차마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는 할 수 없었던 말을 인터넷에서는 해도 될 리가 없다.

악플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지 그것이 부정적인 의견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다. 부정적인 의견이라도 그것이 자신의 입장이라면 댓글을 통해 얼마든지 이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과 비방은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타인을 근거를 갖고 비판하는 것과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채 비방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똑같은 의도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의미가 달라진다. 비판은 하나의 의견으로서 상대방에게 본래의 의미가 전달된다는 점에서 건강한 소통이지만 비방은 그렇지 못하다. 단지 거친 표현만이 기억에 남아 상처를 줄 뿐이다.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귀중한 의견이 가치 있게 쓰이는 비판을 할 것인가 그렇지 못한 비방을 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표현에 대한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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